건축가에게 쓰는 편지
어떤 곳에 가서 감상만 하다 돌아올 수도 있지만, 평소 우리는 바라보는 것 말고도 무언가를 하죠. 이번에는 내가 가는 장소와 그곳에서 하는 행위를 추적해 볼까 합니다. 단순히 어떤 장소에 가는 것을 넘어 '체험' 혹은 '경험'이란 단어로 공간을 겪으면 할 얘기가 더 많아집니다.
도서관을 예로 들면, 누군가는 (주변 소음이 적은) 분리된 공간에서 공부를 하고 싶을 거고, 누군가는 (어느 정도 소음이 있어도 괜찮은) 편안한 의자에 앉고 싶을 거고, 누군가는 귀여운 코알라 등에 올라타 책을 보고 싶을 겁니다. 여러분은 어떤 경험을 하고 싶나요?
두 번째 공간에서는 우리가 공간을 대하는 태도가 더 적극적으로 변할 겁니다. 첫 번째 공간에서 무엇이 보이는지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곳에 있는 나에게 집중해 봅시다. 욕심을 부린다면, 그 공간을 경험할 다른 사람들까지 고려해 보면 좋겠습니다. 건축가 서현의 말을 빌려봅니다.
건축을 이해하겠다는 의지로 실제로 건물을 지어보자고 나설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건축가가 된 듯 가정하는 것이다. (중략) 공간에 관한 몇 가지 관찰과 연습부터 시작해야 한다. 상상력을 동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