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
노을 지는 푸른 하늘이
붉게 물든다 하여
들풀은 서러워하지 않는다
사람들 발에 밟혀서 잠시
쓰러지고 눕는다 하여
들풀은 슬퍼하지 않는다
여름 장마에 몸이 잠기고
숨을 못 쉰다 하여도
들풀은 아파하지 않는다
겨울이 와서 눈으로 덮이고
갈변하고 부서진다 하여
들풀은 외로워하지 않는다
다시 봄이 찾아와 꽃이 피고
바람을 타고 다시 태어날 것을 알기에
들풀은 오래 참고 인내한다
우리의 삶이 들풀 보다 나을지언데
그대여 지금 힘겹고 슬프다 하여
그 마음을 꺾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