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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묻은 옷 한 벌

글그림

by 글그림

사랑이란
그 사람에게 옷 한 벌을 빌리는 것이다

행복감에 잿빛 분홍으로 물들기도 하고
우울함의 파랑으로 소매가 젖기도 하고

그리움에 옷이 해져 구멍이 나기도 하고
상실감에 단추가 떨어져서 잃어버린 옷

그 사랑의 추억에 빛이 바랜 옷을
벗어서 기억의 한구석에 고이 접고

가끔 생각날 때마다 꺼내보며 한때
나도 이런 사랑을 했음을 깨닫는다

사랑이란
그 사람에게 흰옷 한 벌을 빌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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