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지구의 유일한 위성이다. 아침이 되면 모습을 감추고, 밤이 찾아오면 모습을 드러낸다. 달의 위상 변화에 따라 모양이 바뀌는데, 그 모습이 굉장히 다양하다.
달은 우리 지구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서로 가까워지고 싶어도 가까워질 수 없는 애틋한 사이로 보인다(물론 실제로 가까워지면 큰일 나겠지만). 견우와 직녀도 일 년에 하루를 볼 수 있다는데 지구와 달은 만날 수 없는 운명이다. 먼 훗날, 몇십 년 몇만 년이 흐른 후에, 어떠한 우주적 사건으로 인해 서로가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간들이 그 광경을 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달은 아침이 되면 뭐가 그렇게 부끄러워서 모습을 숨기는 걸까? 모두가 하루를 정리하려는 밤이 되어서야 그 밝고 하얀 모습을 드러낸다.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묵묵히 까만 하늘을 밝게 빛내주려 한다. 가끔 힘들 때 하늘을 바라보곤 하는데, 하얀 달이 바닷빛과 같은 파란 하늘에 떠있다면 위로가 될 것 같다는 상상을 한다.
가끔 이른 아침 출근길이나, 여름 퇴근길에 파란 하늘 위에 달이 떠있는 모습을 보곤 한다. 하늘이 너무 파래서 달이 하늘을 헤엄치는 것처럼 보인다. 오늘 아침에는 또 어느 나라의 밤하늘을 비춰주고 왔을까? 달이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은 어떨까? 달은 지구를 빙빙 돌면서 행복을 느낄까? 밤이 깊을수록 쓸쓸히 떠있는 달이 괜스레 궁금해진다.
언젠간 달 여행이 대중화되면 꼭 한번 가보고 싶어졌다. 우주복을 입고 지구를 떠나 달로 향하는 나. 중력이 지구와 차이 나서 지구보다 높게 뛰어놀 수 있는 모습을 생각하다 보면 웃음이 난다. 그때쯤이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달 여행을 갈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벌고 있으면 좋겠다.
또 생각이 퍼져나간다.
달은 돈 안 벌어도 돼서 좋겠다.
그래도 달은 많이 지루하겠다. 멀리서 우리 지구를 지켜만 보는 달이 참 지루하겠다. 얼마나 긴 시간이 지났을까. 긴 시간이 지나도 그 자리에 계속 있으면서 우리를 지켜봐 준 달이 참 지루하겠다. 그래도 언젠간 우리 인간이 우주로 간다면, 달에 우리의 흔적들이 하나씩 생겨난다면 달의 외로움이 좀 채워지지 않을까?
오늘도 참 달이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