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
나의 대학원 생활은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을 걷는 것 같았다.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 여정 속에서 나는 끊임없이 자신을 시험하고 성장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의 경험은 나에게 단순한 학문적 성취를 넘어, 삶을 대하는 태도와 생각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때로는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작은 희망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내가 겪었던 어려움과 그 극복 과정을 통해 얻은 생각들을 나누고자 한다.
박사 과정은 나에게 무거운 짐처럼 다가왔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나는 완벽하게 해낼 수 있을 거라 자신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매주 쏟아지는 과제와 실험,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논문 작성은 나를 점점 압박했다. 연구는 생각처럼 진전되지 않았고, 내가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했을 때마다 좌절감이 커졌다. 연구실에서 보내는 긴 시간은 차츰 나를 지치게 했고, 때로는 그 무게에 짓눌려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 순간, 내가 선택한 이 길이 과연 옳은 것인지 끝없이 고민하게 되었다.
석사 과정에서 했던 경험과는 전혀 달랐다. 석사 때는 연구 주제를 빠르게 선정하고, 일정에 맞추어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 비교적 수월했지만, 박사 과정에서는 그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내가 선택한 연구 주제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연구와 수업, 그리고 개인적인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졌고, 어느새 나는 시간에 쫓기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매일 쌓여가는 과제와 연구는 내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고, 그 압박감 속에서 나는 점점 고립되어 갔다.
나에 대한 의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졌다. 자신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정말 이 길을 갈 수 있을까?" 계속된 실패는 나를 두려움에 떨게 했고, 그 두려움은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연구실에서 혼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점점 더 나 자신과 거리를 두게 되었다. 그 무거운 공기 속에서 나를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졌다.
"다 포기할까?" 이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갈 때마다 나는 한없이 작은 존재로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데도, 어딘가에서 희미하게나마 나를 붙잡아주는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서 멈출 수는 없어." 그 목소리는 작고 나약했지만, 내면의 소리는 그날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엔 충분했다. 매일 같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작은 목표를 세우며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나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4가지를 정리할 필요성이 있었다. 첫 번째는 바로 시간 관리였다. 수많은 과제와 연구가 쌓여갈수록 시간에 쫓기게 되었다. 하루하루가 빠르게 흘러가지만, 내가 해낸 일은 많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그날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계획했다. 단순히 해야 할 일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맞춰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이런 작은 변화는 나에게 큰 차이를 만들어 주었다. 하루가 끝날 때쯤, 내가 세운 작은 목표를 하나씩 달성해 나가는 모습에 성취감이 쌓였다.
두 번째는 연구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고립감이었다. 실험실에서 혼자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외로움이 밀려오기도 했고, 문제를 해결할 길이 보이지 않아 막막할 때도 많았다. 이럴 때 나를 일으켜 준 것은 나만의 루틴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저녁에는 산책하며 하루의 피로를 풀어내는 시간을 가졌다. 이러한 작은 일상이 나를 지탱해 주었고,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연구의 고독 속에서 나를 놓지 않게 해 주었다.
세 번째는 연구 외적인 휴식이었다. 대학원 생활에 몰입하느라 가족과 친구들과 멀어졌지만, 주말에는 연구에서 벗어나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내게는 큰 위로가 되었다. 그들과 함께 보내는 소소한 순간들은 내가 다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에너지를 주었다.
네 번째는 멘탈 관리였다. 연구는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가 많았고, 나는 수많은 실패를 겪으며 좌절감을 느꼈다. 그럴 때마다 나쁜 생각을 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자기 최면을 걸었다. 저녁마다 공원을 걸으며 하루 동안 복잡했던 생각들을 정리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혔다. 명상과 산책은 나에게 마음의 여유를 되찾게 해 주었다.
4가지 과정을 통해 나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연구는 결코 한 번에 완성되지 않으며, 실패와 좌절은 필연적인 부분일 것이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지는 않았지만, 그 실패 속에서 무엇을 배울지에 따라 나의 성장이 결정된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실패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이자, 나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점차 줄어들었다. 오히려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기회로 바라보게 되었고, 그 덕분에 연구에 대한 스트레스도 덜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2022년 8월, 나는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순간은 단순히 학위를 얻은 성취를 넘어, 나의 인내와 끈기가 만들어 낸 값진 결실이었다. 그동안의 고난과 좌절, 수많은 도전과 시련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나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그 여정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고, 자신을 극복하는 여정이었다. 시간 관리, 멘탈 관리, 그리고 연구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 속에서 나는 한계를 넘어서는 법을 배웠다. 도전은 피할 수 없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 나는 자신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그 끝에서 더 강해진 나를 마주할 수 있었다.
“나는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