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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기맘 Oct 20. 2024

14장.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임신 8개월 입성하다.



2주 뒤 병원 예약을 잡고 온 뒤 마음 한 편으로는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뚜기의 상태가 크게 나빠지지 않고 잘 버텨주고 있었기에 나의 걱정도 그렇게 한시름 덜어지는 듯했다.


이렇다 저렇다 할 큰 이슈나 사건 없이 평온하게 지냈다. 뚜기의 태동 또한 평소랑 별 반 다를 것 없이 움직여주고 있음이 느껴졌다. 잘 움직이면 잘 있는 신호겠거니.. 그렇게 생각하며 토요일마다 "정리수납 전문가" 과정을 배우러 다니며 그렇게 나는 임신 28주 차 8개월에 접어들었다.


8.13일이었다. 한 달 일정이 전달 중순이 지날 때쯤 미리 나온다. 8.13일에는 원래 아무 일정이 없었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일정이 추가되었다. 쇼핑 나들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날은 백일해 접종 일정이 있는데...? 백일해 주사를 예정대로 맞으러 가느냐 외부 일정에 참여를 하느냐 시간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선생님들은 내 의견을 존중해 주시기로 했다. 나는 예정된 날에 예약된 대로 백일해 주사를 맞기로 했다. 백일해주사란? "100일 동안 기침을 한다"라는 데서 유래되었는데 전염성이 강한 일종의 호흡기질환 중 하나라고 한다.


미리 예방 차원에서 산모가 임산부 일 때 필수적으로 맞아야 하는 주사이며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항체를 전달해 주어야 하고 27주~36주 사이에 맞으면 되는데 난 예정된 날에 제때 접종 잘하고 왔다.


은평에서도 보건소에서 맞아도 된다고 했기 때문에 백일해 주사는 근처 보건소에서 접종을 했다. 아프겠지? 주사 맞고 근육통이 생기는 임산부도 있다 그래서 혹시 주사 부작용이 생기면 어떡하지?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주사 맞는 그 순간만 살짝 따끔했을 뿐 주사 맞고 나서 아주 멀쩡했다. 하루 지나고도 너무 멀쩡했다. 아프지도 않았고 뻐근함도 없었다. 그렇게 백일해 주사도 무사히 접종을 마쳤다.


임신 4주부터.. 임신 28주까지 오기까지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흔히들 임산부 사이에서 말하는 이벤트도 많았다. 그냥 솔직히 말해서 이벤트의 중심에 있었다. 이런 이벤트는 거저 준다 해도 싫은데 말이다.


임신 초기부터 시작해서 중기까지 오면서 그 시기에 받아야 할 검사들을 받아오면서 지금까지 버텨온 것만으로도 정말 기적이고 잘 버텨오고 있는 우리 뚜기에게 매 순간 느끼는 고마움은 더 커져만 갔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서야 하는 말이지만 정말 평온한 하루하루였을까? 임신 초기 땐 아기 아빠의 사망 소식으로 너무 힘들었기에 살 의지나 희망이 없었기에 뱃속에 뚜기가 잘못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했었다.


임신 중기 때는 또 뚜기가 아파서 내가 한 말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폭풍 같은 방황 시기도 겪었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암흑 길 속에 갇혀 지냈다. 그런 시기를 지나 28주 임신 후기 중요한 시기에 나는 뚜기와 함께 버티고 있다.


흔히들 임산부들이 많이 듣는 말들이 있다. " 임산부는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생각만 해야 하고 좋은 것만 먹어야 돼" 틀린 말은 아니다. 그 말인즉 엄마가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탯줄을 통해 뱃속에 있는 태중에 아기한테 전달되어 그대로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맨날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생각만 할 수 있을까? 다만 그냥 최대한 안 좋은 걸 피하거나 생각하지 않도록 마인드컨트롤 하는 게 더 나은 말일지도..


백일해 접종 후 일주일이라는 시간 또한 별 탈 없이 흐르고 19일 28주 6일 차에 검사 결과 들을 겸 겸사겸사 병원에 다녀왔다.


출혈이 있는 원인 때문에 몇 가지 검사를 했는데 다행히 심각한 부분이 아니라 며칠 약 먹으면 되는 거라 약 처방만 받고 돌아왔다. 그리고 세브란스 병원으로의 전원이 결정되었다. 예약도 비교적 빨리 되었다.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하려면 의사 선생님의 진료 소견서 및 의뢰서가 필요하며 영상 자료 등을 필수로 지참해야 했다. 6월에 국립에서 은평으로 전원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근데 이번에는 최근 일주일 치 진료기록이 필요하다 했기에 촉박한 시간 안에 서류들을 준비해야 했다. 다행히 간호 선생님이 계셔서 어렵지 않게 준비할 수 있었다. 세브란스에서는 뭐 이리 요구하는 것들이 많은지..?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교수님을 만나게 될지, 우리 뚜기는 괜찮다고 하시겠지? 별별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쉽지 않다 쉽지 않아! 국립에서 은평 그리고 세브란스 병원까지 오기까지.. 이제 정말 더 이상 갈 병원도 옮길 병원의 선택의 여지도 없이 끝까지 와버리게 된 것이다.


세브란스병원은 3차 병원이니까. 마지노선이니까. 그래 다 잘될 거야 괜히 세브란스 병원이 아니니까. 애써 희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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