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1세대의 당돌한 실무 에세이-영어
이번 이야기를 실무와 영어 중 어느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까 고민하다 영어 편으로 하기로 했다. 실생활에서 발견한 건축회사 업무 아이템들을 다루지만, 틈틈이 찍었던 사진들에 간결한 설명만 덧붙였기 때문에 이번 '시리즈 속 시리즈'는 실무 용어들과 간단한 설명만 가져갔으면 한다.
자세한 설명과 실무 노하우는 앞으로 실무 편에 다루기로 하고, 이 시리즈는 일종의 예고편 또는 맛보기이다.
건축 디자인 회사에서 일한 지 곧 만 6년 차*, 밴쿠버에서 카페를 간다거나 식당이나 쇼핑몰, 코스트코 등 건물 실내외 곳곳에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또는 나에게만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다. 이런 반응이 직업병이라 칭한다면 직업병이겠지만, 나는 이 발견들을 몹시 즐긴다.
*2018년 10월 - 2024년 11월
바닥의 배수구
Floor Drain은 공중 화장실에서 볼 수 있다.
프로젝트 외벽을 경계로 실내/실외로 구분하여, 실내 배수구를 Floor Drain, 실외 배수구를 Area Drain이라고 부른다. 지표면의 테라스, Patio에 있는 배수구를 AD의 예로 들 수 있다. 하지만 건물의 2층 이후부터의 테라스의 AD는 Roof Drain으로 부르며, 큰 Planter (화단)이 배수구가 필요하다면, AD라 부르기보다 Planter Drain으로 칭한다.
각 Drain들은 물이 흘러들어 가기 위해 바닥면에 최소 2.0% 최대 5.0%의 기울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4인치 두께의 Concrete Topping으로 경사를 만든다.
*실무에서 약어를 쓰므로 각각 FD, AD, RD, 그리고 PD이다.
천장의 각종 Ceiling Items들
무심코 아파트 내 헬스시설, 사무실이나 병원 등의 천장을 보면, 눈에 띄는 아이템들이 있다. 병원의 RCP* 업무를 도와준 이후 내 눈에 더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화재 대피를 알려주는 Exit Sign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나는 한 번도 천장에 매달린 Exit Sign에 주의를 기울여본 적이 없다.
이 외 천장 Grid T-bar Ceiling이라든지, 각종 Service Item들로 Smoke Detecter, 스프링클러, 스피커, 볼록 거울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기계 설비 시설들이 눈에 띄는데, 위 모든 항목들은 해당 Consultant들과의 Coordination 아이템이다. 주로 기계와 전기 아이템들이 충돌하기 때문에 위치 이동은 필수.
구조
카페나 식당에 한가운데 큰 기둥이 있으면, 이 구조의 위치 변경을 위해 건축 회사는 Structural Engineer와 많은 대화가 오고 갔었겠다 예상하곤 한다.
참고로, 구조의 기둥들이 차지함으로써 이윤창출에 큰 타격을 미치는 사업은 카지노 시설이다. 기둥 하나당 슬롯머신 하나씩 못 두는 셈인데, 슬롯머신 하나당 벌어들이는 수입만큼 소득을 못 내는 격이니 사업자는 배가 많이 아플 것.
부동산 매매용 아파트를 보러 갈 때도 공간을 침범(?)하는 구조는 유독 눈에 들어온다.
Life Security 아이템
CACP (Conventional Annunciation Communication Panel)은 1층 로비에 있다. 이 Panel은 화재 경보 발생 시 어떤 경보를 울리는지, 어느 위치에 문제가 발생했는지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알려준다. 건축 회사는 로비에 최적의 장소 (보통 현관문 근처)를 물색하고, Panel 뒤에 충분히 두꺼운 Furring을 대준다.
Eye Wash 최근 병원 레노베이션 프로젝트를 도와주며 알게 된 아이템이다. 한 번은 영화관의 스타벅스를 지나치는데, Eye Wash 아이템이 눈에 확 들어왔다.
이 아이템은 건축주의 필요에 따라 설치 유무가 결정되는데, 기계 엔지니어와의 협업과 올바른 제품이 선택되었는지/디자인된 공간에 설치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이 건축 회사의 업무이다.
Door Hardware
Door Hardware의 종류는 다양하다. 모두 Door Schedule에 기록되어야 할 업무인데, Door Consultant가 확인해 주지만 건축 회사와 시공사 둘 다 확인을 해야 한다.
여담으로 시공회사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지인은 Door Schedule을 잘못 봐 Panic Bar의 수를 잘 못 헤아렸던 경험을 공유했는데, 단 네 개 숫자 오차 때문에 예산은 20,000불이 펑크가 났다고.
Kickplate는 문 미는 쪽 면 아래에 달려있다. 글자 그대로 발로 문을 차는 곳에 붙어 있는데, 전 회사의 화장실 문은 Kickplate가 안 쪽(문을 당기는 쪽)에 달려있었다. 단연 시공업자의 실수.
단열
지하 주차장 1층의 천장에는 지상 1층이 Heated Space로 단열재가 필수다. 보통 Spray Foam Insulation이 4-5인치 두께로 추가된다.
실무에서 Plan과 Section에 표시해 주고, Floor Assembly에도 한 유형으로 분류되어 일반 콘크리트 바닥과 구분을 지어준다.
Canopy
'출입문 있는 곳에 항상 Canopy 있다.'
Canopy는 Feature Canopy와 Typical Canopy 두 유형으로 나뉘어 Canopy Plan, Section, Detail 도면에 그려진다.
특히 비가 자주 내리는 밴쿠버는 Canopy가 필수인데, 건설 현장의 임시 건물 컨테이너 사무실도 예외는 없다.
고층 건물의 옥상
고층 건물의 옥상은 현장 방문이 아니면 접근이 매우 힘들어, 실생활에서 볼 일이 거의 없다. 운이 좋게(?) Vancouver Lookout을 갔는데, 내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기계실이었다.
특히 위 사진 중 한 프로젝트의 옥상 기계실 디자인 수정을 도와준 적이 있어 특히 눈에 띄었다.
실생활에서 보이는 실무 아이템 공유는 시리즈 속 시리즈로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