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의 기본은 친밀감
섹스의 기본이 마음가짐이라 말하면, 많은 사람들은 조선 사람 취급을 할 것입니다. 인도의 성지침서로 알려진 '카마수트라'는 대부분 기술적인 측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더 나은 섹스를 위해 다양한 체위를 시도하고, 감각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히고, 쾌감을 높이기 위한 여러 테크닉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섹스를 육체적 행위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섹스를 특정 행위와 테크닉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이는 섹스가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만 가치가 있는 것으로 느껴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항문 마스터베이션을 시도해 본 적이 없거나, 특정 체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섹스를 잘 모르는 사람이란 자책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섹스를 할 때 진정으로 고민해야 하는 것은 오르가슴의 빈도나 체위의 다양성이 아닙니다. '어떻게 해야 서로에게 더 깊게 다가갈 수 있을까?'입니다.
섹스는 친밀감이 기본이다
첫 키스를 떠올려보겠습니다. 이는 단순 입술과 입술, 혀와 혀 간의 접촉이 아닙니다. 서로 낯설었던 두 사람이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게 되는 사건입니다. 이는 나의 신체가 홀로 있는 게 아닌, 누군가와 함께 연결된 강렬한 경험이기도 합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차가운 외톨이에서 벗어나 누군가와 깊게 연결되었다는 기쁨과 안도감을 느끼게 됩니다. 섹스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는 육체적 쾌락을 넘어선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는 행위입니다.
섹스에서 친밀감이 기본인 이유는 서로의 알몸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알몸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품기 마련입니다. 겉으로 완벽해 보이는 사람들 또한 자신의 신체에서 바꾸고 싶은 부분들을 수도 없이 나열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 외적인 불만으로 단정 지을 수 없으며, 존재적 혐오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알몸으로 존재하는 시간보다 옷을 입고 존재하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알몸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두려운 일이며, 누군가가 그 모습을 온전히 받아들일지에 대한 불안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알몸으로 상대와 마주하는 섹스는 이러한 불안을 마주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내 알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줄 때, 깊은 안도감을 느끼게 됩니다.
섹스의 절정은 솔직함
현대 사회는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상대가 나를 진정으로 좋아하는지, 아니면 단순 연인이라는 의무감으로 친절을 베푸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순간을 겪게 됩니다. 그런데 섹스를 할 때만큼은 다릅니다. 단단해진 남성의 성기, 촉촉하게 젖은 여성의 성기는 모호한 감정이 아닌 흥분 상태를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그래서 때때로 사람들은 때때로 성관계를 마치고 나서 상대의 반응을 떠보기도 합니다. '내가 원했던 만큼, 상대도 나를 원했나?'처럼 말입니다. 이는 섹스가 단순 육체적인 쾌감을 쫓는 행위를 넘어, 감정적인 교류임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섹스는 하나의 감정적, 정서적 교류입니다. 그래서 종종 자신의 성적 판타지를 실현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격식을 차리지 않고, 오히려 부도덕적이고 규칙을 깨는 행위를 통해 해방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처럼 섹스를 할 때 기존의 규칙을 깨고 둘만의 규칙을 만드는 것이야 말로 서로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더 나은 섹스를 위해
많은 사람들은 더 나은 섹스를 위해 '테크닉이 좋아야 한다.'라는 부담을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상대와 어떻게 더 깊게 연결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면 테크닉이나 체위보다 서로의 감정과 욕망을 솔직하게 공유하면서 더 나은 관계를 구축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상대의 몸과 감정을 존중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여기서 상대의 몸과 감정을 존중하는 순간, 위생관념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갖춰지게 되므로 보다 건강한 섹스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좋은 섹스는 오르가슴의 빈도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단, 서로의 존재를 얼마나 진실하게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는지가 기본으로 갖춰져야 합니다. 오르가슴은 그다음 문제입니다. 이러한 기본이 갖춰졌을 때 우리는 섹스를 통하여 더 충문하고 친밀한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궁극적인 섹스이자, 목적지라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섹스 경험도 부족하고, 테크닉이 부족해서 그런 게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