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라고!? 어떻게? ㅜㅠㅜ

지식이 사랑의 씨앗

by 찡따맨


"너를 사랑해야 해." 같은 말은 "공부해라", "운동 좀 해라.", "군것질 좀 그만해라." 못지않게 자주 들리는 말 중 하나입니다. 자주 들린다는 것은 그만큼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기 지나가는 못난이를 사랑해 봐."라고 말하면 당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처럼, 스스로를 못났다 여기는 마음이 있으면 나를 사랑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지나가는 못난이를 사랑하는 것도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우리에게 슬픔이 아닌 기쁨을 가져다줍니다. 그래서 수많은 문화 콘텐츠들이 사랑을 노래합니다. 그런데 더 많은 것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곧 주변의 다양한 존재와 사물들을 너그럽고 즐겁게 바라볼 수 있는 태도로 이루어집니다. 그렇다면 '지나가는 못난이'를 포함하여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저는 지식이 수많은 답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지식은 세상을 해석하기 위해 쓰이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 중 하나입니다. 세상의 다양한 것들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은 기존의 편견이나 고정관념에 갇혀 부정적으로 보이던 대상도 보다 긍정적이고 열린 관점으로 보게 해 줍니다. 이때 생겨나는 긍정적 해석 능력이야말로 사랑의 원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크라테스, 디오게네스와 같은 고대 철학자들도 슬픔보다 기쁨에 치우쳐져 있었던 이유 또한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힘을 지닌 덕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지식이 많아졌다고 하여 무조건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의 내면을 결코 단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식을 통하여 그때 내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해하면 고양된 정신을 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과거에 저지른 실수나 다른 사람에게 가한 상처를 더 세밀하게 인지하기도 합니다. 이는 자기혐오와 죄책감이 극도로 깊어지는 원인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 사랑을 추억할 때도 아름답고 순수했단 감정을 되살리다가도, "내가 그때 그 사람을 끝내 상처 줬지." 같은 생각이 떠올라 죄책감과 자기모멸로 뒤섞인 연민이 이어지게 될 때가 있습니다. 이는 결국 '내가 못된 놈인가.' 같은 생각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특히 내가 누군가에게 가한 무고한 고통이나 불만을 쏟아부었던 순간을 되짚으면, 곧잘 "내가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같은 의문이 되살아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죄책감과 자기혐오는 서로를 끌어당기는 자석과 같아 점점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죄책감 때문에 나를 미워하게 되고, 깊어진 혐오감을 다시 과거의 아픈 기억을 끄집어 내 더 큰 죄책감을 불러오는 식입니다. 이렇게 두 감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얽힐수록 현재 주어진 작은 기쁨조차 온전히 누리기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여기에 맞서 '나를 사랑하는 길'로 나아가고 싶다면, 의식적으로 과거의 후회와 상처를 되새겨보고 분석해 보려는 성찰이 필요합니다. 무작정 과거를 덮어버리는 게 아니라, 내 감정과 행동의 흐름을 한 걸음 떨어져서 살펴보면, 왜 그런 일이 벌어졌고 왜 그런 감정이 솟아났는지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때 지식은 성찰 과정을 건강하게 밟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효과적인 도구가 됩니다. 예를 들어 심리학을 활용하면 내면의 감정 패턴이나 행동 방식이 어떤 원리로 작동했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철학가와 작가들이 남긴 수많은 텍스트들을 접하면, 내가 겪은 사랑과 후회의 감정들을 다른 시대, 다른 문화 속 사례와 비교해 보면서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됩니다. 문학 작품 속 캐릭터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감정 또한 현재의 나를 멀리서 바라보게 만드는 하나의 거울이 됩니다. 이렇게 숲 전체를 바라보듯 내 이야기를 하나의 서사로 간주하기 시작하면, 그 서사 속에서 내가 어떤 식으로 변화하고 성장해야 할지 구체화하게 됩니다. 과거의 못난 모습에 발목 잡히는 게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나를 무조건 완벽하게 바라보라는 게 아닙니다. 불완전한 자신을 인정하면서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의지와 태도 속에서 싹트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식이야 말로 이 과정을 이끄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지식을 통해 잘못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면 막연한 자기혐오에서 벗어나 "어떻게 해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까?라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돌아보는 과정을 밟을 때, "나는 나를 사랑할 만한 존재가 이니야." 같은 협소하고 단정적인 생각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됩니다. 더 나아가 성찰의 단계에서 스스로를 다정하게 바라볼 수 있다면, 그 순간은 이미 우리가 본래 추구하고자 하는 기쁨과 행복, 다시 말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길로 한 발짝 더 다가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글을 쓰는 저는 저 자신을 사랑하냐고요?

오늘은 수요일고 내일은 목요일이라서 딱히 사랑할 수가 없네요.

통장 잔고를 보니까 더 사랑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ㅠㅜㅠㅜㅠㅜ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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