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을 뿐입니다

by 행운의 여신


말하지 않을 뿐입니다
그립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너무 가볍게 흩어질까
손끝에서 사라질까. 두려워서입니다

차라리 시작하지 말았더라면
그 황혼 같은 낭만을 품지 않았다면
이 고요한 밤의 고독도
이토록 깊지 않았겠지요

마음은 길을 잃고
누구를 기다리는지 모른 채 서성입니다
바람에 실린 다소곳한 마음이
스스로 무너질까. 서러워집니다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던
이 쓸쓸함이 아쉬운 건
포기한 마음이 아니라,
가질 수 없던 웃음과 울음이
한 조각 사연이 되어
먼 별빛 너머로 떠나버렸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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