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 권장 프로젝트」 마음의 장바구니 - 21
어느 날 문득, 브런치북의 두 세계관을 결합시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사치 권장 프로젝트」 '마음의 장바구니'에 올릴 도서를 「삶의 레시피」 '쓸데없지만 쓸모 있는'의 글과 연결해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그림책은 「삶의 레시피」 열 번째 글, 마침맞은 만남과 짝을 이뤄 소개됩니다.
그림책 『두 갈래 길』을 보고 있으면 떠오르는 것들이 많다.
먼저 남녀가 함께 추는 춤이 생각난다.
그리고 핑크핑크한 데코레이션의 정갈한 구움 과자도 생각난다.
왜냐고 물으면..
모르겠다. 내 머리가 그렇다고 한다.
내 마음도 그렇다고 한다.
그리고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이 강력하게 떠오른다.
-가지 않은 길-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똑같이 아름답고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생각했지요
풀이 무성하고 발길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
마지막으로 하나 더, 워너 브롱크호스트의 작품들이 연상된다.
이런 마침맞은 생각들..은 나와의 시간을 풍성하게 만든다.
아, 물론 '나와의 시간'이니 지극히 사적이고 지극히 편파적이어도 상관없다. 상관없어야 한다.
내 머리가 그렇다고 하니까. 내 마음도 그렇다고 하니까. 그거면 되지 않을까.
한 문학 평론가가 로버트 프로스트에게
'가지 않은 길'에 대해 엄청난 의미를 담아 전하며 독자에게 대단한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로버트 프로스트는 그냥 산책한 걸 끄적인 거라는 식의 대답을 했다고 한다.
사유나 감상의 마침맞음은 결국 자기 기준에 의해 판가름되는 것이 아닐까.
세상의 참견에 아랑곳하지 않고 각자 내 길을 가면 된다.
그게 내 길이다.
결국은 둘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예스 아니면 노.
간다 아니면 머문다.
먹는다 아니면 안 먹는다.
기다린다 아니면 잊어버린다.
사랑한다 아니면 무관심해지다.
결국 삶은 두 갈래 길의 연속이고,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선택의 기로..
사랑이란 말처럼 너무너무 흔한 말..
그렇지만 무수한 두 갈래 길은 끝내 우리를 예측하지 못할 미래로 데려다 놓는다.
그래서 우린 '선택의 기로'라는 그 흔한 말을 끝끝내 포기하지 못한다.
인생은 길과 같아.
길 위에는 신기한 것도 많고,
두려운 것도 많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고,
잠시 멈춰 고민에 잠길 때도 있어.
가끔은 굉장히 빨리 지나가.
반대로 너무 느릴 때도 있지.
밤처럼 온통 캄캄할 때도 많지만
뜻밖의 재미있는 일들도 많아.
장애물이 나타나기도 하지.
그래도 걱정은 마, 뛰어넘으면 되니까.
친구와 다투기도 할 거야.
온 길을 되돌아가기도 하고,
말없이 걸어야 할 때도 있어.
이 모든 길들이
너를 새로운 곳으로 데려다줄 거야.
그 순간
인생은......
찬란해지지.
「삶의 레시피」'마침맞은 만남'에서는 살면서 딱 맞는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만나는 일에 대한 단상을 펼쳐보았더랬다.
Book. 『두 갈래 길』, 라울 니에토 구리디 글 · 그림 / 지연리 옮김, 살림, 2019.
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