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문제

#16

by 나의해방일지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은 아내와 결혼한 것이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사랑했던 사람은 아내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은 아내와 이혼한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 아내와의 결혼이라면, 어떻게 아내와의 이혼이 가장 좋은 결정이 될 수 있으랴. 논리적으로 모순된 말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삶은 수학 공식이 아니며, 모순처럼 보이는 감정이 인간의 실존에선 공존할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양가감정(ambivalence)이라 부른다. 우리는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면서 동시에 상처받기도 하고, 소중하게 여기면서도 떠나보내야만 하는 순간을 맞이하기도 한다. 내 고백이 진실한 이유는, 주어진 모든 순간마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아내와 나는 진실로 사랑했다. 우리는 첫눈에 반했고, 뜨겁게 사랑했고, 결국 결혼이라는 길을 함께 걸었다. 그 결혼생활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사랑했던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우리는 외도라는 사건 앞에서 이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방과의 애착이 깊을수록 외도의 충격은 훨씬 더 크다. 사랑이 깊었기에 배신은 치명적이었고, 그로 인해 우리의 관계는 회복 불가능한 지점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많은 부부들이 외도라는 문제를 겪고도, 이혼을 선택하지 않고 그냥 부부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관계가 소원해진 부부는 외도를 알게 되더라도 사회적 시선이나 자녀 양육 때문에 결혼을 유지한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과 신뢰로 이어졌던 부부는, 그 사랑이 무너졌을 때 오히려 더 단호하게 이혼을 선택한다. 나의 경우가 바로 그러했다. 그래서 나의 이혼은 사랑의 부정이 아니라, 깨진 사랑이라는 현실을 직면하는 용기였다. 그런 관점에서 나와 아내는 진실했다.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진실함이 외도라는 문제 앞에서 이혼을 선택하게 된 하나의 이유가 되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에 주어진 그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 역시도 그러했다. 결혼을 선택한 것도, 이혼을 선택한 것도 모두 그때의 최선이었다. 결혼이 더 나은 삶을 위한 하나의 도전이었듯, 이혼 또한 남아 있는 삶을 위한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인간은 삶에서 누구나 '상실'을 겪는다. 평생 행복하게 살아온 부부라도, 결국 죽음 앞에서 배우자를 떠나보내야 하는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상실은 누구에게나 온다.


그러므로 상실을 겪지 않으려고 애쓰기보다는, 떠나간 사랑을 애도하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나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 아픔과 도전 여전히 그 두 과정 사이를 오가며, 지나온 결혼의 아름다움과 다가온 이혼의 불가피함을 함께 융화시키고 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결혼은 여전히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선택이었고, 이혼 또한 내 삶에서 가장 용기 있는 결정이었다. 인간의 삶은 내가 원하는 대로, 계획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갈 뿐이다. 그렇기에 결혼과 이혼, 두 가지 결정이 동시에 최선일 수 있다는 나의 고백은 모순이 아니라, 지극히 인간다우며 여전히 진실한 나의 이야기다.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뿐이다. 모든 아픔과 고통은 반드시 의미를 남긴다. 그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그로 인한 배움과 성장이 찾아온다.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의 세상에는 성공과 실패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성공과 과정만이 있을 뿐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