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남긴 계절에 살고 있다.
몇 년 전 겨울의 한기가 남은 어느 봄이었던가.
그 어떤 말도 없이 당신은 떠났다.
당신은 봄에 떠났지만,
우린 무수히 많은 사계절을 보냈다.
그 모든 시간이 내 얼굴 위로 흐른다.
마지막 안녕을 고하던 무정했던 그날도 나는 미소를 지었다.
조금의 웃음기가 있는 얼굴로 아쉽게 손을 내밀었다.
당신의 차가운 손이 내 손에 맞닿았을 때, 영원한 이별을 직감했다.
내 숨이 다할 때까지 마주할 수 없는 당신은
내 표정을 알지 못한다.
당신이 떠난 후 나의 표정을.
다행이야.
당신의 기억 속 나는 행복해 보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