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왜 이렇게 짬뽕이 좋을까?
젓가락을 들어 면발의 양을 살핀다.
'이 정도의 면발이면 쫄깃함이 보장되겠어'.
국물의 진함을 보고 한 입 떠서 마셔본다.
'얼큰하니 괜찮네.'
그리고 홍합을 까서 입에 씹는다.
크기도 적당하고, 오히려 비려서 더 맛있네.
그렇게 생각하며 젓가락을 들고
면발을 입에 넣는다.
천천히 씹으며, 면발의 쫄깃함을 음미하며.
여기는 이상적인 짬뽕이구나.
어디도 대체할 수 없겠어.
그런 생각이 들게 되면, 아쉽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음식을 맛본다.
이걸 대체하게 된다면 너무 씁쓸할 거 같아.
음,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짬뽕 이야기인 척 적는
이상적인 무언가와
대체함에 대한 고찰이다.
며칠 전부터 나는 짬뽕의 매력에 푹 빠졌다.
원래도 짬뽕을 좋아하였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요즘은 외식 혼밥을 하게 되는 날이면
십중팔구 짬뽕을 찾게 된다. (학식 제외.)
그래서 기억나지 않는 며칠 전에 한 번,
금요일에 한 번,
그리고 일요일인 오늘까지
연속으로 짬뽕을 주문하였다.
그러나, 오늘 먹었던 짬뽕이 가장 맛있었고,
가장 이상적인 짬뽕이었기에
이상적인 짬뽕에 대한 맛을 서술하겠다.
우선, 짬뽕 집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면발, 국물, 그리고 홍합의 상태다.
면발이 쫄깃한가?
그리고, 국물의 양은 어떠한가.
마지막으로 홍합의 상태와 홍합의 양은 어느 정도인지를 살핀다.
금요일에 먹은 집과 저번에 먹은 집은
홍합의 양이 너무나 적었다.
먹는 둥 마는 둥,
채소와 함께 면을 흡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오늘, 새로운 집에서 먹은 짬뽕은
홍합의 양도 적절했다.
심지어 홍합도 적당히 비렸기에 오히려
해산물의 향을 살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얼큰함을 챙긴 적당히 짭짤한 육수와,
질기지도 않은 맛있는 면발까지 체크하고 나니
짬뽕을 먹을 준비가 되었다!
면과 국물을 흡입하며
짬뽕 안에 있는 채소까지 섭취해 주면,
그야말로 중식이 갖출 수 있는
얼큰함의 정석 식사가 된다.
오늘 이참에는
짬뽕을 질리도록 먹자! 해서
짬뽕 곱빼기를 주문해서 먹었다.
위에서 언급한 짬뽕 상태를 살피고 나서,
너무 만족한 나머지
곱빼기를 거의 다 먹고야 말았다.
와, 실컷 먹었다.
이젠 질렸으니 그만 먹어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남은 그릇을 치우며,
이제 당분간은 먹지 말아야지 생각했지만.....
어김없이 짬뽕 글을 적으며 군침이 도는 건
아직도 짬뽕이 가진 맛에 빠져있나 보다.
면을 먹고, 채소를 먹고 국물까지 크!
그렇게 갖추는 나만의 정석적인 비법을 알고 나면,
그 즐거움을 알기에 쉽게 놓을 수가 없다.
이러면 대체함을 찾기가 어렵다. 이 즐거움은 짬뽕에서만 나오니까.
특히, 이 이상적인 짬뽕에서만.
요즘은 너무 많이 먹었으니,
다음에 먹어야지. 다음에도 또 이 짬뽕을 먹어야지.
대체하지 않고
그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는 걸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그러니까, 이제는 대체를 찾아야 되던
내 취미가 생각나기도 했다.
대체를 찾아야 되었던, 씁쓸한 마음도 생각이 났다.
그래도 짬뽕이라는 건 대체가 없어서
다행인 거 같아.
하지만 이상적인 짬뽕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을 거다.
오늘 먹은 짬뽕을 떠올리며,
대체하지 않아도 됨을 감사한다.
내 글도 대체할 수 없는 글이 되었으면,
대체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그리고, 무언가를
대체해야 된다는 심정을 이제는 가지지 말았으면.
짬뽕 국물을 휘적거리고는 한 입 삼키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이 글을 적으며 그런 생각을 해본다.
이상적인 음식에 대한 대체의 고찰.
음식을 가장한 대체함에 대한 고찰.
뭐, 그런 거라고.
엄마, 나 그 짬뽕집 좀 자세히 알려줘!
다음에는 배달이 아니라,
엄마가 얘기한 짬뽕집에 가봐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이 글을 마쳐본다.
내일 또 먹고 싶은데,
밥 먹으라고 엄마한테 혼나겠지?
라고 생각하는 건 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