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대기업 임원은 누구나 선망하는 꿈의 자리입니다.
평사원으로 시작해서 임원이 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 이상의 난이도입니다.
저 또한 한때는 임원이 되고 싶은 꿈을 꾸었습니다.
수 백 명을 진두 지휘하면서 사업을 진행하고 경쟁사와의 대결에서 앞서서 몇 백억의 매출을 일으키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습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그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도 크게 받습니다.
회사에 따라 전용 차량이 나오고 추가 인센티브를 현금 또는 주식 등으로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스포츠 선수같이 그 해 성적(매출)이 좋으면 인센티브 폭도 크게 오른다고 합니다.
아마도 임원이 되었다며 금전적 보상과 함께 가문의 영광이었을 것입니다.
5년 전에 모시던 상무님이 있었습니다.
최 측근은 아니었지만 업무 보고를 위해 한 달에 두 번 이상은 무조건 만나는 사이였습니다.
옆에서 본 상무님은 냉철한 일잘러 느낌보다는 형님 리더십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중간에서 본인이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하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역시 3년을 딱 채우시고는 은퇴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는 퇴직하는 임원에게 전관예우로 최소한의 선택 기회를 제공합니다.
자회사나 하청업체로 재취업을 제안하거나 회사에 고문역할을 하면서 일정기간 동안 급여를 지원해 주는 제안을 합니다.
회사의 제안이 싫고 본인의 능력이 출중하다면 타 회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을 받아서 더 높은 직급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모신 임원은 은퇴 후에 2년 정도를 회사에 고문으로 지내시고 사무실 청소를 대행하는 청소용역업체 사장님이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본인이 전문분야에 대한 고집만 꺾으면 그래도 잘 된 케이스입니다.
고문 2년에 사장님 3년 채우시면 은퇴 후 5년은 좋은 환경에서 일하신 것입니다.
자회사나 하청업체로 간 경우에는 서로의 기대치가 달라서 못볼꼴 보고 1년 만에 계약해지되는 케이스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아니면 최근 뉴스에 나온 것처럼 일확천금을 노리고 중국 기업과 엮여서 잘못된 케이스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은 제가 모시던 임원도 계약이 해지되면 다시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합니다.
임원(임시직원)이 되는 순간 매 해가 계약의 연속입니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대기업 임원도 은퇴 후의 불안정한 생활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벌어놓은 재산이 있다면 여행과 취미생활로 남은 여생을 즐기면 됩니다.
벌어놓은 재산이 없다면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들은 단순 노동뿐입니다.
고학력, 전문직 은퇴자들이 몇십 년 동안 쌓아온 전문경력을 살릴만한 일자리는 없습니다.
"우리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가 대학교수하다가 정년 퇴직한 분이래요"
"물류창고에서 일하며 통성명한 분이 대기업에서 임원을 하다가 은퇴한 분이라 놀랐습니다.”
- 중장년 취업 관련 커뮤니티 -
은퇴 후에는 모두가 경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