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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50대 가장이 결국에 마주친 현실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by 글앤리치


친구 중에 한 명이 요즘 투잡을 하고 있습니다.


퇴근 후 심야시간에 택배를 배송하는 일입니다.

낮에는 본업을 해야 하고 주말에는 가족을 위해 밀린 일을 봐야 합니다.


부모님 댁에도 들러서 이것저것 힘쓸 일을 해야 하고 돌아오면 자녀들이 궁금한 것들 물어봅니다.


그래도 50대에 자녀들이 아빠한테 와서 말이라도 걸어주니 다행입니다.


작년 연말부터 이것저것 알아보더니 평일 퇴근 후 심야 시간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말로는 저녁 먹고 남는 시간에 운동 삼아서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끔 전해오는 소식을 들으면 만만치가 않습니다.

본업은 20년이 넘게 해서 눈 감고도 할 수 있겠지만 새로운 일은 초보자 일뿐입니다.

처음에는 길도 헤매고 모든 게 서툴러서 날이 밝기 전에 겨우 끝냈다고 하네요.

잠도 거의 못 자고 출근한 다음날에는 다리에 알도 배기고 피로가 쌓였겠지요.

이제 한 달쯤 되어서는 조금 익숙해져서 9시쯤 시작하면 새벽 2시 정도면 일이 끝난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눈도 많이 오고 영하 10도가 넘는 추위 속에서 더 오랜 시간을 일했을 것입니다.


왜? 갑자기 투잡까지 하게 되었는지 구체적인 사연까지는 모릅니다.

새로운 도전이거나 자기 계발 차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를 포함해서 보통의 50대 가장의 삶을 들여다보면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1. 부모님 중에 아픈 분이 계시고 병원비를 부담해야 한다.

2. 자녀가 있다면 대학생이거나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어서 교육비가 많이 든다.


3. 내 몸도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해서 병원비가 꽤 나간다.

4. 대출 금리는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5. 저축해논 돈은 점점 더 적어진다.

후배에게 험한 꼴을 당할때면 은퇴 생각이 굴뚝이지만, 이 모든 것을 생각하면 은퇴할 수가 없습니다.

"마처세대"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부모님을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의 부양을 받지 못하게 되는 첫 세대"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1960년대 중반~1970년대 중반에 태어난 2차 베이비붐 세대들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하네요.

나이로 치면 지금 50대, 60대입니다.

은퇴 이전에는 부모님을 부양하고 은퇴 이후에는 스스로 살아남아야 합니다.

물론 보통의 이야기를 했지만 각자의 사정은 다를 것입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은퇴준비를 해야 합니다.

회사에 있는 동안 충분히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를 이야기할 때 "배달업", "운수업", "카페", "프랜차이즈 요식업" 같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퇴직금을 자본으로 해서 창업을 하는 것이 제일 쉬운 방법입니다.

쉬운 만큼 경쟁도 심하고 성공하기도 어렵습니다.

특히, 본인이 관심이 있어서 꾸준히 준비한 분야가 아니면 그만큼 실패할 확률도 높겠지요.

아니면 그전에 재테크를 잘해서 파이어족이 되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것을 준비하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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