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우리는 보통 은퇴 후에 여유로운 삶을 꿈꾸곤 합니다.
모아두었던 은퇴자금으로 평생에 하고 싶던 취미생활을 하며 여행을 다니는 것 같은 모습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인생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의 연속입니다.
직장인들에게는 조기 은퇴가 그렇습니다.
자아실현을 위해, 목표 달성을 위해, 승진을 위해 모두가 열심히 직장을 다니지만 어찌 보면 생계유지라는 근원적인 이유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은퇴를 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을 그만둔 사람들이 닭을 튀긴다는 게 상상이나 되세요?"
"물론 직업엔 귀천이 없다지만 제가 놀랐던 것은, 퇴직 후 너도 나도 치킨집으로 달려갈 만큼 인생의 전략이 부재했다는 거예요."
-내 인생 5년 후, 하우석-
어젯밤에 유튜브에서 조기 은퇴에 관한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 50~60대로 살아가는 2차 베이비 붐 세대(1964~1974년)의 은퇴 이후 이야기입니다.
네, 저도 50대이니 포함입니다.
2024.05월 기준 한국에서 희망 근로연령은 73.3세, 주 직장 퇴직 연령은 50.5세라고 합니다.
현실과 희망 사이에 20년의 갭이 존재합니다.
물론 파이어족이 될 만큼 자산을 불려놓은 상태라면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준비 없이 조기 퇴직한 사람들은 은퇴와 동시에 재취업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합니다.
재취업의 이유가 "가족 부양을 위해, 본인의 생계를 위해 생활비에 보탬이 되고 싶다"로 과반수 55%를 넘습니다.
평생직장의 개념은 없다지만 이제는 노후의 생계를 위해 계속 근로를 해야 합니다.
100세 시대가 되었기에 은퇴 후에도 제2의 직업을 갖고 자기 일을 하는 것은 멋있는 일입니다.
다만 자신의 전문성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안타깝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하신 분들은 자신이 오래 해온 본업, 전문직으로는 재취업이 어렵고 단순 근로가 가능한 새로운 일을 찾아 자격증을 공부하거나 기술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1.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 경력이 30년이 넘으신 분은 일자리를 구하려고 매일 고군분투했지만 몇 달째 아무 연락이 없었다고 합니다.
2. 은행원으로 오래 근무하신 분은 자격증을 취득해서 재취업을 준비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3. 타일 기술을 배우는 학원에서 제일 큰 형님은 65세이고 취업에 성공한 70세의 선배님을 롤 모델로 기술을 배우고 계신다고 합니다.
"지금 나이에 어느 정도 퇴직을 예상하는 나이지만,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사람 중에 뭐 노후 준비가 제대로 된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뭐 한 8개월 정도는 구직급여가 나온다고 하지만 그 이후로부터는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지금 상황으로서는 거요. 저도 애들이 대학생 둘이다 보니까."
"심적으로도 부담이 많아서 오늘 좀 감정이 올라온 거 같은데."
-인터뷰 내용, 추적60분(KBS) & PD수첩(MBC)-
인터뷰 중에 울컥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대략 900~950만 명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50세는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옵니다.
각자의 계획과 다르게 은퇴를 하면서 조기 은퇴자의 대부분은 다시 취준생이 되었습니다.
사법고시가 폐지되고 공무원 시험의 인기가 시들해진 노량진을 조기 은퇴자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영영 은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의 50대는 사회에 나올 때에도 IMF가 와서 취업이 심각하게 어렵던 시절을 겪었습니다.
취업을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럼에도 다들 잘 이겨냈습니다.
사회의 주역으로 당당하게 성장했고, 행복한 가정을 꾸렸으며 직장에서는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본인의 장점을 두루 살펴보고 은퇴 이후를 꼼꼼하게 준비해야겠습니다.
여러분들이 빛나는 순간을 응원합니다.
유난히도 눈이 많고 추운 겨울을 묵묵하게 견뎌낸 사람들은 더욱 따듯한 봄을 맞이할 것입니다.
곧 봄이 올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