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소도시 여행 - 마인츠
대도시 프랑크푸르트 지척에 있는 멋진 원데이투어 여행지 마인츠(Mainz). 사실 한 주(州)의 주도이면서 20만 명 이상이 살고 있는 큰 도시이지만, 조용히 흐르는 강을 끼고 있는 좁은 골목의 고즈넉한 구시가지는 소도시와 같은 정취를 선사한다.
특히 마인츠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대별 문화의 성취가 기록되어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과연 어떠한 성취를 간직하고 있는지 다섯 가지 장면으로 매력을 소개한다.
Scene 1. 시타델
마인츠의 역사는 고대 로마제국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출토된 유적과 유물도 많아 대형 고고학 박물관도 있는데, 시타델(Zitadelle Mainz) 부근에서는 로마극장 터도 볼 수 있다. 기차역을 만들 때 발굴되는 바람에 극장 터가 일부 훼손된 것은 안타깝지만 덕분에 기차역 플랫폼 바로 옆에서 로마 유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시타델은 11세기경 건설된 군사 요새인데 이 자리에는 로마 병영기지가 있었고, 기원전 로마 장교 드루수스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20m 높이의 돌기둥 드루수스슈타인(Drususstein)을 볼 수 있다.
Scene 2. 대성당
중세 시대에 마인츠는 알프스 이북에서 손꼽히는 강한 도시였다. 신성로마제국 전체를 통틀어 딱 셋뿐인 대주교의 도시 중 하나가 마인츠였기 때문이다. 황제보다 강한 힘을 가진 대주교의 관할 아래 있었으니 일찌감치 부유한 도시로 발전한 것은 당연지사. 마인츠 대성당(Mainzer Dom)은 그 파워를 느낄 수 있는 위용이 전해지는 곳. 어둡고 엄숙한 종교시설의 분위기가 지배하지만, 큰 대성당을 가득 메운 종교예술과 건축의 클래스는 보는 이를 압도한다.
Scene 3. 구텐베르크 박물관
중세 르네상스 시대에 마인츠에서 특히 발달한 것은 인쇄출판업이었다. 그 유명한 구텐베르크 인쇄술이 마인츠에서 시작하였기 때문. 프랑크푸르트에서 유서 깊은 도서전이 발달한 것도 마인츠의 인프라 덕분이었다. 구텐베르크 인쇄술은 마인츠 대주교에게 발탁되어 면죄부(면벌부) 판매에 이용돼 종교개혁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하였고, 마르틴 루터 등 종교개혁가의 서신과 성서 번역본이 제국 곳곳으로 쉽게 배포되도록 도와 종교개혁에 날개를 달아주기도 하였다. 구텐베르크의 고향이 마인츠이며, 큰 규모의 구텐베르크 박물관(Gutenberg-Museum)과 기념 동상이 있는 구텐베르크 광장(Gutenbergplatz)이 있다.
Scene 4. 나젠게스헨
도시의 힘은 강력하고 규모는 비대해질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마인츠는 바로크 시대에도 좁은 구시가지 위주로 발전하였다. 그 덕분에 소도시와 같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 마인츠 구시가지의 좁은 골목과 광장을 나젠게스헨(Nasengäßchen)이라 부르는데, 의역하면 '코 닿을만큼 좁은 골목'이라는 뜻이다. 반목조 건축물이 동화 같은 풍경을 만들고, 드문드문 아우구스티너 교회(Augustinerkirche) 등 바로크 인테리어가 아름다운 성당 건축이 아름다움을 더한다.
Scene 5. 성 슈테판 교회
마인츠는 제2차 세계대전 중 큰 피해를 입고 전후 복구된 도시 중 하나다. 이때 현대적인 메시지를 더하여 업그레이드 된 대표적인 사례가 성 슈테판 교회(St. Stephanskirche)다. 복잡한 골목을 지나 언덕 위로 올라가면 그리 크지 않은 교회가 등장하는데, 내부로 들어가면 황홀하리만큼 파란 비주얼이 시선을 끈다. 유대인 화가 마르크 샤갈이 홀로코스트 가해자 독일을 향한 화해와 용서의 제스처로 스테인드글라스를 완전히 새로 만든 것이다.
고대 로마부터 시작되어 현대에 이르기까지 계속되는 문화의 향연, 아무리 타임라인의 중요성을 아는 독일이라고 해도 이 정도 클래스의 스펙트럼은 귀하다.
소도시는 아니지만 소도시의 매력을 가진 마인츠에서 그걸 만난다.
<독일 소도시 여행>
2007년부터 독일을 여행하며 그동안 다녀본 100개 이상의 도시 중 소도시가 대부분입니다. 독일 소도시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독일여행에 깊게 발을 들이게 된 여행작가가 독일 소도시의 매력을 발견한 장면들을 연재합니다. 물론 그 중에는 객관적으로 소도시로 분류하기 어려운 곳도 있지만 까다롭게 따지지 않기로 합니다.
(매주 일요일 연재)
독일 소도시에 담긴 역사, 문화, 풍경, 자연 등 다양한 이야기를 읽기 편한 한 권의 책으로 엮었습니다. 35개의 독일 도시에 담긴 이야기를 담은 쉽게 읽히는 여행 에세이로 독일의 진면목을 발견하세요.
동화마을 같은 독일 소도시 여행 (유상현 지음, 꿈의지도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