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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토론 두 번째 이야기

가야의 멸망 원인은 신라 때문이다.

by 프랭클린 Mar 13. 2025

한국사를 학창 시절에 배웠던 분들이라면, 고대 국가에 가야라는 국가를 아실 거예요. 하지만 가야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삼국시대의 삼국 (고구려, 백제, 신라)에 끼지 못하고, 어느 한순간에 신라에 멸망한 그런 국가로 알고 계실 겁니다. 가야는 단지 백제와 신라 사이에 낀 나약한 국가이고, 신라에게 허무하게 무너진 국가였을까요?



이번에 소개해 드릴 한국사 디베이트 주제는 가야라는 국가예요. 저는 가야가 매우 흥미로운 국가라고 생각해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가야는 결코 나약한 국가가 아니었다는 것이지요.


학생들에게 가야를 소개할 때 이 것 하나만큼은 꼭 기억해 두라고 해요. 바로 [철]입니다. 가야는 질 좋은 철광산이 있어 철 생산에도 높은 성과를 보였어요. 지난번에 언급했듯이 철 생산은 강한 국가로 가는 길입니다. 고대국가는 철 생산과 기술이 국가가 발전하는데 필수였어요. 철로 만든 단단한 농기구로 밭을 갈고, 농업생산력도 늘릴 수 있고, 단단한 철제 무기나 갑옷으로 전쟁을 치르는데도 유리하지요.


가야는 철 생산을 넘어, 활발하게 교역했던 국가이기도 했어요. 가야는 낙동강과 남해 바다를 끼고 있어 수상교통의 이점을 활용하여 백제와 왜(일본), 그리고 중국과 무역을 하였지요. 경상남도 김해시에 봉황대 유적이 발견되었는데, 그곳은 당시 가야 사람들의 해상포구였다고 해요. 활발하게 철제 물품을 팔면서 부유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가야는 고구려의 광개토대왕이 침입하기 전까지 신라보다 발전된 국가였다고 해요.


하지만 신라보다 발전 한 가야는 왜 쇠퇴하고, 신라에게 멸망당했을까요?

브런치 글 이미지 1

우선 고구려의 광개토대왕 시기의 국제정세부터 살펴보아야 할 것 같아요. 광개토 대왕 즉위 무렵 가야는 백제, 왜(일본)와 우호적 관계로 지냈습니다. 왜냐하면 가야는 백제에게 중국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여서 발전할 수 있었고, 왜에게는 여러 물건, 기술을 전달하여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광개토대왕은 즉위 후, 할아버지 (고국원왕)의 원수인 백제를 공격해요. 이때 백제는 전투에서 지고, 굴복하게 됩니다. 하지만 백제는 가야와 왜를 끌어들여 저항을 하기로 하죠. 이후 가야와 왜는 신라를 공격하여 신라 도성(경주)을 포위하기까지 해요. 위기의 신라는 광개토대왕에게 도와달라고 요청을 하게 돼요. 광개토대왕은 작은 나라인 신라를 도와주지 않아도 되지만, 결단을 내리게 돼요. 신라를 도와주러 군대를 파견해요.


광개토대왕은 왜 신라를 도와주었을까요?  바로 국제관계 때문이죠. 광개토대왕의 군대가 움직여 신라를 도운 것은 사실이지만, 더 나아가 가야와 왜 군대에 엄청난 타격을 주었거든요. 특히 가야는 연맹의 중심지였던 금관가야가 고구려에 항복하는 일까지 발생하였어요. 광개토대왕의 목적은 신라를 구원하는 것보다, 가야와 왜를 격파하여 다시 일어서기 어려울 정도의 타격을 줄 생각이었던 거예요. 그렇게 되면 백제는 더 이상 가야, 왜의 지원과 연결이 끊겨 고구려에 대항하기 어려워지게 되니깐요.


광개토대왕 공격 이후 가야는 큰 타격을 입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돼요. 그 틈에 신라는 가야의 영토를 조금씩 차지하게 돼요. 이렇게 되면서 가야의 중심지도 내륙 지역으로 옮겨 가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곳이 조금 더 안전하고(방어), 강도 있어 교류를 할 수 있었거든요. 새로운 중심지는 대가야 (경상북도 고령군)가 됩니다. 대가야는 신라와 동맹을 맺다가, 결국 다시 백제와 동맹을 맺게 되는데요.


백제가 신라에게 한강 유역을 빼앗기자, 당시 백제 성왕은 가야와 함께 신라를 공격하게 됩니다. 관산성 전투 (554년)인데요. 이 전투에 가야 병력도 많이 참전을 하게 돼요. 백제와 가야는 온 국력을 기울여 신라와 전투를 하게 되는데, 결국 백제 성왕이 전사를 하게 되면서 신라의 승리로 끝이 나게 됩니다. 이 전투 8년 후인 562년 신라 장군 이사부와 사다함이 이끈 신라군에 의해 대가야도 멸망하면서 가야는 신라에게 완전히 정복됩니다.


가야는 백제와 신라 사이에 있는 국가였지만, 주체성을 잃지 않고 발전한 국가였습니다. 하지만 여러 국가가 연맹 (서로 돕고 행동을 함께 할 것을 약속하는 공동체) 왕국 형태를 띠고 있는 정치체제로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만들지 못해 더욱 크게 발전을 못한 한계를 가지고 있기도 하죠. 높은 철제 기술과 무역으로 인한 경제발전, 풍부한 농경지. 좋은 조건이 있었음에도 나라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게 힘들었던 가야 연맹. 참으로 흥미로운 국가였다고 생각되네요.


학생들과의 토론 주제는 [가야의 멸망원인은 신라 때문이다.]입니다.


찬성팀의 주장은


1. 신라의 공격으로 가야는 많은 피해를 입었다.

2. 신라의 진흥왕이 가야를 멸망시켰다.

3. 신라가 지속적으로 가야를 압박했다.


반대팀 주장은


1. 가야는 이미 다른 전쟁으로 많은 피해를 당했다.

2. 가야의 멸망 이유는 광개토대왕 때문이다.

3. 가야의 멸망 이유는 하나로 통일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라가 결국 가야를 멸망시켰지만, 한 국가의 멸망 이유는 복합적일 수밖에 없어요. 이 것을 학생들이 알게 되었다고 느꼈고, 과거 가야는 약하고 존재감 없는 국가가 아닌, 한반도에서 매우 중요한 국가였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어요.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가야 연맹을 다시 한번 관심을 가져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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