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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9. 여행의 정의. '갔다오다'.

 '갔다 오다'와 'I have been there'

by B CHOI Mar 19. 2025



                                                                                              B CHOI                                                                                              B CHOI



갔다 오다.


남미에 간다. 남미에 가 보았니? 남미에 갔다 왔다. 남미에 갈래? 남미에 가서. 남미에 가니.. . .

남미 여행을 표현하는 문장들이다.


원형은 ‘가다’와 ‘오다’이다.

거기에 가는 행위를 중점적으로 서술한다.


더 냉정하게 분석하자면, 한국을 떠나 남미에 가는 것. 그리고 남미를 떠나 한국에 오는 것 그것으로 남미여행을 표현한다.

프랑스 언어학자 뷔퐁은 ‘말은 곧 그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을 인용하자면

나는 무의식 속에 남미 여행을 남미에 가는 것으로 정의한다. 물리적으로 내 몸이 한국을 떠나 그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여행으로 인식한다.     


                                                                                              B CHOI                                                                                              B CHOI



I have been there in South America.


그러나 영어의 표현은 좀 다르다.

‘갔다 왔다’의 영어 표현이다. ‘I have been there’.

Be 동사이다, 존재를 나타낸다. ‘내가 거기에 있었다’이다. ‘물리적으로 내 몸이 거기에 머무른 적이 있다’이다.


어떻게 거기에 갔는지. 배를 타고 갔는지, 비행기를 타고 갔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가면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도 그리 고려되지 않는다.


마침내 내가 거기에 갔었고, 거기에 내가 머물렀다는 상태가 중요한 것이다.

여행을 그렇게 표현한다

내가 남미에 있었다. 영어식으로 하면 그렇다.


                                                                                              B CHOI                                                                                              B CHOI



나는 남미에 있을 것이다.


나는 간다. 남미로 간다. 

그러나 ‘갔다 오지’ 않으려 한다. ‘남미에 머물러’ 보려 한다.


남미처럼 느끼고, 남미처럼 생각하고, 남미를 존중하고, 남미 속에서 한 달을 지내려 한다.

거기서 존재하려 한다. 관념을 벗어 버리고, 실제에 충실 하려 한다.

남미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피하지 않고 온 몸으로 견디려 한다.

그것이 두려움이라면 견디고. 그것이 위협이라면 버티고, 그것이 실질적 위험이라면 당하리라. 

묵묵히 남미의 길을 가려 한다. 길동무도 없이, 혼자서.


혼자 남미로 떠나는 할아버지의 각오이다.

편하지 않으리, 안전하지 않아도 좋으리. 아무도 친구를 해 주지 않아도 당연하리. . . 

그것마저 남미라면, 나는 남미에 머물다 돌아오리. . .


내 비록 몸은 노쇠하여 지하철 계단 오르기가 부담스럽지만. 남미에 가면

안데스 설산 위를 나르는 한 마리 큰 새 콘도르 되어서 남미 하늘을 마음껏 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한번만 딱 한번만 더 날수 있다면, 이제 다시는 날지 못한다고 해도. . .





25 Feb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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