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없는 밤에 찍은 우유니의 별빛 사진들.

우유니사막에서는 별이 없어도 별빛사진을 찍어 준다.

by B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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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날씨가 결정한다.

여행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날씨이다.

비 오고 바람 불면 여행은 엉망진창이 된다.


우유니가 우유니인 것은 물 때문이다.

소금 사막의 표면을 물이 적당히 채워줘야 한다. 그래야 사막이 거울이 된다. 그 거울에 해발 4,000미터에 육박하는 안데스의 하늘이 비치면,

사막은 물 담은 하늘이 된다.

그것을 사진으로 찍으면 사진은 인생사진의 경계를 넘어 환상의 사진이 된다.


그런데 그 물. 우유니 소금사막을 채우는 물은 땅에서 나오지 않는다. 하늘에서 내려온다.

비가 와야 한다.

비가 오지 않으면, 사막은 그냥 사막이다. 사막의 표면은 거북이 등처럼 소금 덩어리로 쩍쩍 갈라진다. 전혀 환상적이지 않다.


그래서 우유니는 우기에 가야 한다. 여름철이다. 우리로 치면 겨울이다. 서울에 봄이 오기 전에 가야 한다.

우리가 봄이면 거긴 가을이다. 가을이 오면 더 이상 비가 오지 않는다. 사막이 갈라지기 시작한다.






우유니 사막에 가다.

우유니사막은 우유니 시내에서 차를 타고 한참을 간다.

가는 길이 아름답다. 황야이다. 꼭 미국의 서부 모하비사막 또는 애리조나이거나 그랜드캐년 가는 길 같다. 나무는 없다. 황토색이 아름다울 때는 정말 아름답다. 거기가 그렇다. 그 황야에 바람이 분다. 그걸 바라보는 나그네의 마음은 여지없이 흔들린다.


드디어 사막이다.

그런데 물이 없다. 우기가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사막은 나의 늙은 손 등 피부처럼 건조하고 갈라지고 늘어졌다.

낭패다.


가이드는 침묵한다. 차를 몰고 광활한 사막을 이리저리 달린다.

어제는 비가 왔었나 보다.

다행히 빗물이 아직 고여있는 구역을 발견한다. 내리란다. 내리면 장화 바닥에 물이다. 찍어서 맛을 보면 짜다..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처음 소금사막에 발을 딛었던 순간. 난 그렇게 우유니 소금사막에 첫발을 내디뎠다.







바람이 분다.

우유니 사막에 바람이 분다.

오래전 여긴 바다였다. 바다가 산이 되고, 바닷물이 소금이 되었다.

땅은 그렇게 변했다. 그러나 바람은 변하지 않았다.

바다에 불던 바람. 돛단배를 몰던 바람. 파도를 일으키던 그 바람이 산 꼭대기 소금 사막 위에 불어 제친다. 바람은 기억하나 보다. 여기가 바다였던 시절을... 바람은 거세다.







비가 온다.

드디어 비가 온다. 사막은 비에 젖지 않는다. 단지 물을 품어 줄 뿐이다.

그 물이 거울이 되고, 거울은 비춘다. 하늘도 비추고, 사람도 비추고, 세월도 비추고, 바람도 비춘다.

거울 위에 나는 걷는다.

물 위를 걷는 것처럼 조심스레 걷는다.


비가 오면 별이 없다.

밤이 된다. 가이드는 차를 타라고 한다. 비 오는 밤에 우유니에서 멍 때린다. 차 안에 가이드를 빼고 7명이 있지만,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

빗방울은 사막에 점을 찍는다. 차창엔 보통 빠르기, 모데라토의 메트로놈 소리 빈도에 가까운 빗방울 소리이다.


스타라이트 Srat Light Tour 별빛여행이다. 그런데 비가 온다. 사막엔 별이 없다.

모두 말이 없다.

그렇게 한두 시간 정도 지났다.


별도 없는 우유니의 밤에. 비 내리는. 보이는 것이라고는 없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빛이라고는 사막 끝 저 멀리에서 가끔 번져오는 번개불빛. 천둥은 소리도 없고. 세상은 무성영화같다.

너는 듣기 좋으냐 이 적막이. 이 소리 없는 소리가.






별빛사진을 찍다.

내리란다.

모두 내린다. 갑자기 나와 동행한 한국인 6명. 그 동반자가 일반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요정은 아닐까. 나를 제외한 그 여섯 명의 한국인 관광객과 가이드가 한 팀이고 그들은 일곱 난쟁이 일지도 몰라.

현실인 듯 비 현실인 듯 차에서 내린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다.

포기했던 별빛 사진이다. Star Light Tour. 투어 이름이 별빛 여행이었다. 여행사는 약속을 지켰다.

비가 오고, 하늘에는 별도 없는데. 별빛 사진을 찍어 주었다.






사막을 떠나다

7시간 만에 돌아왔다. 사막에서 돌아왔다.

사막은 투어가 아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닐 곳이 없다. 투어의 절반은 그냥 차 안에서 보냈다. 그리고 그 남은 시간의 절반은 사진을 찍었다.

식당도 카페도 없다. 화장실도 없다. 그 사막에서의 7시간


사막에 갈 때는 혼자 갔지만, 돌아올 때는 사막과 함께 왔다.

그리고

수시로 그 사막에 비가 내린다. 바람이 분다.

이제 우유니는 남미에 없다. 내 맘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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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없는 밤에 찍은 별빛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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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니에서 사진을 찍으면 폼난다. 나도 그런것 같다.









15 Feb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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