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vida es tan bella! 내가 아는 유일한 스페인어이다.
싸움의 발단
페루의 쿠스코에서 볼리비아 라파즈까지는 비행기로 한 시간 남짓 걸린다.
그런데 항공료가 거리에 비하여 너무 비싸다. 만일 여행 성수기라면 편도 요금이 40만 원을 넘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공항에서 체크인을 하는데 항공사 직원이 나에게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고 한다.
내 티켓에 화물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요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나의 이 티켓에 수화물이 한 개 포함되어 있음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한 시간 비행에 40만 원이 넘는 요금을 받으면서 또 추가요금을 내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고 따졌다.
그 직원은 나에게 항공권을 산 곳에 확인을 하라는 것이다. 항공사의 전산에는 나의 요금에 화물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난 매니저를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너랑은 대화가 안 되니 상급자와 이야기하겠다고 요청했다.
난 늘 자신감에 넘친다. 잘 싸우지 않지만 싸우면 이긴다.
매니저가 나타나는 데는 한참의 시간이 필요했다.
아마 내의 흥분이 가라앉을 만큼의 시간을 기다린 것 같다. 또 나름대로 상황을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매니저는 경직된 표정으로 나타났다. 매우 방어적인 태도이다. 나에게 묻는다.
무엇이 문제입니까. 우리 항공사를 이용하면서 어떤 불편이 있으셨습니까.
La vida es tan bella!
나는 매니저에게 만나서 반갑다는 인사대신에, 또는 나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대신에.
'인생이 참 아름답다'라고 말했다. La vida es tan bella!
순간 나는 매니저의 얼굴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았다. 긴장이 사라지고 미소가 번지는 것을 보았다. 매니저는 두 손바닥이 하늘을 보도록 두 손 들어 올리고는 무엇인가 한참을 말한다.
다 알아듣지는 못 했지만 역시 인생은 아름답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나는 말했다. 네가 나를 상대해야 하는 것은 네가 항공사의 높은 직책에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이런 분노를 느끼는 것은 지구 반바퀴를 돌아서 남미를 여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여행을 오지 않았고, 네가 여행사의 간부가 아니면 우리는 만날 수 없었다.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그 항공사 매니저는 자발적을 나의 입장에서 문제 해결을 위하여 노력했고, 나에게 내가 항공권을 산 여행사에게 제출할 수 있는 확인서를 써 주었다;.
아 인생은 왜 이다지도 아름다운 것인지.
남미 사람들 특색이 있다.
국적과 성별과 빈부와 나이와 그 모든 것을 초월하여
La vida es tan bella! 에 반응한다. 그것도 아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올레!
인상을 쓰는 심각한 분위기가 도래했을 때
La vida es tan bella! 한마디에 분위기는 반전된다. 물론 승자는 나다. 상대방이 무너진다.
싸울 때뿐이 아니다.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돈을 내야 하는데 카드가 안 될 때라든가.
쇼핑을 하고 무인 계산대 앞에 섰는데 내가 그 프로세스를 모를 때라든가..
계산하다 보니 물이 생수가 아니라 소다수라 바꿔야 할 때에도 요긴하다.
무표정의 직원에게 ‘La vida es tan bella! 한마디로 분위기 탈출이다.
난 힌딜여의 남미 야행에서 여러 번 난해한 분위기에 갇힌 적이 있다.
그때마다 이것은 '열려라 참깨' 알리바바의 마법의 주문 같은 것이었다.
나를 싸움에서 지지 않게 해 주었고, 위기에서 탈출하게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서먹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어 주었다.심지어는 범죄의 위기에서도 탈출할 수 있게 했다.
사실 난 스페인말을 못 한다. 내가 아는 유일한 스페인어이다.
La vida es tan bella!
인생은 참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