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성장해 가는 것
오늘의 5분 서평은 강지나 저자의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입니다. 이 책은 강지나 저자가 직접 빈곤층 청소년 8명의 10년을 기록하고 정리한 책입니다.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는지 함께 보겠습니다!
25년 경력의 교사이자 청소년 정책 연구자인 저자는, 교실에서 마주한 아이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무력감에서 출발해서 직접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박사 논문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빈곤이라는 굴레 속에서 성장한 8명의 청소년을 10여 년에 걸쳐 추적한, 뼈아픈 기록이자 치열한 삶에 대한 증언이죠.
책은 단순히 ‘가난’의 현상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조부모 세대부터 이어진 우울증과 중독, 가족의 무관심, 방임, 진로에 대한 불안, 탈학교와 가출, 범죄와 낙인, 불안정 노동과 자립 등,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8명의 삶을 세밀하게 따라갑니다.
8명은 각자의 이름만큼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이 겪는 삶의 제약과 고통,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성장의 순간들은 놀랍도록 닮아 있다. 가난은 단순히 소득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 역량의 박탈”이며, 자신이 가치 있게 여기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실질적 자유의 결핍임을 책은 반복해서 강조하죠.
저 역시도 저자의 이런 생각에 깊이 공감합니다. 그래서 '가난이 본인의 문제다'라는 식의 말에 절대 반대하는 입장이죠. 그렇기 때문에 빈곤의 대물림이 개인의 책임이나 노력만으로는 끊어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임을 분명히 하고, 사회가 책임져야 할 몫을 강조하는 저자의 말에도 깊이 공감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기존 청소년 담론에서 쉽게 지워지는 존재들-특성화고, 2·3년제 대학, 학교 밖 청소년, 불안정 노동자-의 목소리를 정면으로 담아냈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이들이 ‘가난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단순히 대학에 진학하거나 안정적인 직장을 얻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의 욕망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실질적인 역량을 회복하는 과정임을 보여주죠.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빈곤의 현실을 해부하는 동시에, 그 틈새에서 피어난 성장의 말들을 담은 책입니다. 가난을 둘러싼 편견과 무관심을 넘어 우리 사회가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가난은 단순히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내 뜻대로 꾸릴 수 있는 힘이 박탈된 상태다. 그 힘을 되찾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결국 어른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