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뜨림에 대하여
이번에 얘기할 책은 그 유명한 소설 <데미안>입니다. 한국에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꽤 높은 순위권을 유지하는 스테디셀러이죠. 저는 헤르만헤세의 책을 좋아합니다. 오늘 서평을 적는 <데미안>뿐만 아니라 <수레바퀴 아래서>, <페터 카멘친트>, <크눌프>, 를 추가로 읽었었죠. 이런 헤세 작품의 특징은 예민하고 자아를 찾지 못한 주인공이 항상 등장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데미안은 다른 작품들과 어떤 차이가 있어서 더 많은 인기를 가지고 있는 걸까요? 한 번 보겠습니다.
<데미안> 역시 헤르만 헤세 작품들을 상징하는 주제, 일명 '성장'이 주제입니다. 다만,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주인공 싱클레어의 성장을 도와주는 데미안이라는 인물이 존재합니다. 이 데미안의 존재 덕분에 헤세의 다른 소설들보다는 전개속도가 빠르다. 데미안의 언행을 주인공 싱클레어가 생각하고 깨달으면서 성장해 가는 전개방식 덕분이죠. 그리고 이 데미안의 편지구절이 저는 한국에서 <데미안>을 인기 있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을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된다.
많은 한국 사람들은 10대 시절에 추천도서로 <데미안>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의 10대 시절이 대입으로 귀결되는 억압이 시간으로 종종 점철된다는 것을 많이들 아실 겁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데미안>을 처음 읽었다는 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합니다.
물론 지금 이 책을 읽어도 내가 지금 한 세계를 깨뜨리고 태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다만 지금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의 내가 알을 깨뜨리지 않았더라도 고민하는 이 순간이 모두 알을 깨뜨리는 과정의 일부일 것이다.'라고 말이죠.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알을 깨뜨린다는 건 무엇인가요? 여러분은 스스로의 알을 깨뜨렸나요? 여러 물음을 공유하면서 글을 끝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