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잘하는 것보다 즐기는 것

by 작은거인



5개월이라는 집을 짓는 기간 동안

나는 또 다른 공간을 계획하고 있었다.

강안채 집 구조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넓은 마당 아랫부분이 한쪽은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고

다른 한쪽은 꽤 넓은 창고로 되어있다.

예전 강안채를 운영하고 있을 때

잡다한 공구들 보관 창고로 사용하기도 하고

야외 화로에 불멍을 할 때 사용하는

나무 장작을 직접 도끼로 패며, 쪼개진 작을

쌓아두는 공간으로 쓰기도 했던

집 앞마당 아래에 조금 어설픈 공간이 있다.


화재가 나기 전에는 이 공간을

실내 수영장으로 꾸밀까?

숙박공간을 하나 더 만들어 볼까?

이런저런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공간으로 사용하기보다

강안채 숙박하시는 모든 분들이

좀 더 많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 친구들이 모여 운동도 하고

술도 마시며 노래도 부를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기초 공사를 하던 중에

강안채 본채가 화재가 나면서

모든 계획들이 의도치 않게 중단이 되었다.


나는 중단되었던 창고 부분을

집이 지어지는 동안에

다시 셀프로 완성시키겠다는

혼자만에 계획을 세웠다.


첫 강안채의 셀프 마당 공사로 인해

스스로 자신감을 조금 얻기도 했지만,

강안채 시즌 2에서 한 공간이라도

직접 만들며, 다시 시작하는 이곳에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예전 강안채 오픈할 때처럼,,

회사 휴무날이나 퇴근 후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을 찾아와 나의 두 번째 셀프 작업을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시작한 것은 내부 벽면 도색이다.

일반 페인트칠이 아닌 시멘트를 바르는 느낌으로

빈티지한 스타코 작업이라고 한다.

밝은 회색과 어두운 회색 두 가지를 혼합하여

벽면을 비벼가며 두 가지 색상으로 패턴을 내어가며

빈티지 벽면을 완성하는 작업이다.

유튜브에 작업 방법을 보며 따라 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가능한 작업이었다.

2번씩 바르거나, 작업 후 코팅제를 바르는

경우도 있었지만 한 번만 바르고 끝을 냈다.

두 번 작업을 하려니 혼자서 힘들기도 하고,

한번 바른 걸 보니, 생각보다 만족스러웠다.



두 번째 작업은 벽면 유리블록 시공이다.

너덜너덜 곧 떨어질듯한 창고 뒷문을

떼어내고 나서 빛은 들어오면서

내부가 보이지 않는 느낌을 고민하다

선택한 것이 바로 유리블록이었다.

이 또한 유튜브 셀프시공 영상을 여러 번

보면서 따라 했지만, 제일 아래 첫 줄에 실수로

가장 윗부분 공간이 예상보다 부족하게 되어

마지막 유리블록이 공간부족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지금까지 쌓은걸 다 무너뜨리고

다시 해야 될까? 고민하다가..

마지막 부분의 고정 핀을 꽂지 못하고

제거한 상태에서 유리블록을 끼워 넣고

우레탄폼으로 쏘아 고정을 하며 마무리했다.

다행히 실수가 커버되어 성공한 셀프 작업이다.




세 번째 작업은 실내 화단을 꾸미는 작업이다.

공간 구성을 하는 도중 구석진 한쪽 공간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 하다가..

구석진 벽면 틈새에서 비가 오면 조금씩

물이 새어 들어오기도 해서 이 공간을

차라리 화단으로 만들어서 방문한 손님들이

인증샷 사진도 찍을 수도 있고

비가 와서 물이 새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꾸며보도록 구상을 해보았다.

먼저 이 공간에 어울리는 벽돌을 주문하여

단틀을 만들었다. 그곳에 모래를 채우고

생화보다는 겨울에도 얼어 죽지 않는

조화 식물을 주문하고, 마무리로 작은 자갈 알갱이로

덮어줄 준비를 했다. 화단에 꽃을 구상하는 건

꽃집 운영을 했었던 사촌 동생을 초대했다.

그리고 마무리로 하얀 벤치 의자를 두며

세 번째 실내 화단 셀프 작업을 완성했다.

가끔은 비가 많이 보면 빗물이 화단 밖으로

조금씩 흘러나오는 문제가 있기도 하다..




네 번째 셀프 작업은 벽돌 싱크대 만들기다.

옆쪽 화단과 동일한 벽돌을 다시 추가 주문했다.

화단 옆으로 기둥과 기둥사이

간단히 손을 씻기도 하고

과일을 씻어 먹을 수도 있는

싱크대가 겸한 bar 형태의 블랙 테이블

만들기로 계획했다.

제일 먼저 싱크대가 들어갈 위치

하부장과 와인냉장고가 들어갈 위치

사이즈를 구분해 놓고 벽돌 한 줄을 놓는다.

그렇게 맞춰놓은 공간으로 시멘트를 개어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아 올린다.

시멘트를 발라서 벽돌을 쌓아 올리다 보니

점점 높이가 틀어지고, 높이를 맞춰 쌓기가 어렵다

3줄 이상을 쌓아 올리기가 쉽지 않았고

이후에는 시멘트가 아닌 실리콘을 사용하여

벽돌을 벽돌과 붙여 나가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높이에 맞게 쌓은 후

싱크대 상판을 주문해서 벽돌 위를 덮고

싱크대 수전과 싱크대 하부장까지

주문하여 설치하며 작업을 완성했다.

싱크대 상판을 놓으면서도 수평이 맞지 않아

꽤나 고생을 했지만, 어쨌든 완성은 되었다.



벽돌 싱크까지 설치한 후

바닥 정리까지 전부 마무리가 되고 나서

리모델링이 끝난 아파트 집처럼

가전과 가구가 설치되듯이

노래방 기계며, 소파, 테이블

탁구대까지 모든 것이 들어왔다.



나는 몇 개월 동안 이 공간을 처음 해보는

여러 셀프 작업으로 꾸미면서 하나하나

작업할 때마다 실수가 없는 것이 없고

완벽하게 완성된 공간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하나씩 만들면서 해냈다는

작은 성취감에 너무나 행복했다.

몸이 피곤해도 마음은 즐거웠다.

실수할 때마다 스트레스도 생겼지만

성공할 때마다 도파민이 가득했다.

이곳은 전문가의 잘함이 있기보다는

초보자의 즐거움이 남아 있는 곳이다.

이곳에 오시는 손님분들도 서로 잘함보다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이용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는 잘하는 것보다 즐기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렇게 즐거움만이 가득한

이곳은 강안채 숙소의 특별함을

가지고 있는 별도의 레저공간이며

강안채 별채라고 이름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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