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속담처럼 저는 청소년때 일해서 번 돈을 전부 온 가족에게 헌납했습니다.
저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저희 동네는 고랭지 채소로 유명해서 대체로 밭일을 돕는 게 주된 아르바이트였습니다. 농약을 뿌리거나 비료를 주는 일을 맡았고, 주말마다 아침 6시가 되면 밭으로 나갔습니다.
하루 일과는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꼬박 12시간을 일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쉬는 시간은 있었지만, 밭일이라는 것이 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엄청 고되고 힘이 듭니다. 그렇게 일하며 하루 6만 원 정도를 벌었는데 당시엔 모든 품삯 대부분 현금으로 받았습니다. 일을 마치고 즉시 주시거나 한 달 뒤 한꺼번에 받기도 했습니다.
일해서 번 돈을 따로 관리하는 방법을 몰랐던 저는 좋아하는 책 사이에 돈을 끼워두곤 했습니다. 그때는 쓸 곳이 별로 없어 돈을 거의 쓰지 않았고, 자연히 금액이 점점 쌓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열심히 일해서 서번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용돈기입장 같은 것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제가 얼마를 벌었고, 얼마를 모았는지 알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동생이 몰래 돈을 가져가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정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던 셈이죠. 매일 일했지만, 돈은 모이지 않고 돈이 모이기는 커녕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약 3년여 동안을 여동생에게 돈을 헌납헀습니다. 거의 호구였습니다. 요즘도 가끔 여동생을 만나면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때 누군가 돈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줬더라면, 아버지가 대학교 학비를 빌리러 다니실 일도 없었겠죠.
지금의 저는 그때의 무지함을 깨닫고 돈 관리에 대해 철저히 배우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매주 일요일 가계부를 쓰면서 지출을 통제하고, 점점 더 현명하게 돈을 관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신용카드는 절대로 쓰지않고 대부분의 지출은 현금아니면 체크카드로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저는 어린 학생들에게 돈 관리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자신이 번 돈을 직접 관리하다 보면 돈의 가치를 깨닫고, 작은 돈도 소중히 여기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요즘은 적금 통장을 만들어 주거나 주식계좌를 만들어 주시는 부모님들도 계십니다.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당연히 지금의 변화에도 저는 적극 찬성합니다. 세상의 변화에 빠르게 발 맞추어 가는 것도 하나의 재테크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세상이 편해지고 간편해졌다고 하더라도 돈의 가치를 떨어뜨리면서까지 작은 돈을 너무 하찮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철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합니다. 하나씩 천천히 배워나가고 작은것부터 소중하게 하는 버릇을 가르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