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급생

by 김승민

나는 쉽게 뜨거워지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곱씹으며 마음에 자리 잡은 것들이 조용히 나를 이끌어가는 편이다. 신앙도 그렇게 받아들였다. 감격과 눈물보다, 그 감격이 내 일상과 선택 안으로 스며드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겨왔다.


처음 신앙을 가졌을 때, 구원의 기쁨과 십자가의 사랑은 분명한 감격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감격은 더 이상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공기처럼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다. 마치 아이가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이 무뎌진 것이 아니라, 너무 당연해져 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나는 신앙의 연차가 쌓였음에도 여전히 초신자 시절의 감격에 머무르려 하는 이들을 많이 보았다. 목회자들 역시 그런 감격을 강조하며, 성도들도 그 감격만 붙드는 분위기가 점차 불편하게 다가왔다. 물론 구원의 감격은 신앙의 핵심이고, 결코 사라져서는 안 되는 주제다. 그러나 나는 배우고 싶고 자라고 싶은 갈망이 있었기에 그 자리에 머무를 수가 없었다.


아마도 나는 질문이 많은 사람이기에 그런 갈망이 더 크게 자리 잡았을 것이다. 하지만 질문은 불편함을 낳았고, 불편함은 종종 분노로 변했다. 왜 오랜 신앙생활에도 자라지 못한 채 머물러 있을까. 왜 목사들은 성도들을 성장시키지 못할까.


나는 그 화살표를 성도에게, 때로는 목회자에게로 돌리곤 했다. 그리고 여전히 고민한다.

유급된 성도와 목사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아마 그 답을 찾는 과정이, 지금 내 신앙 여정의 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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