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돈까스였지만 맛났다
오늘은 남편이 출근하지 않고 오후에 교육장에 교육만 듣고 오면 된다고 점심을 먹고 간다고 했다. 나는 치과를 들렀다가 어제 시어머님이 건강검진받으셨다는 같은 건물의 아래층 내과를 방문했다. 시어머니께서 당뇨약 처방받으시는 단골병원이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시길래 남편과 함께 올해 건강검진 대상자인지라 예약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병원에서 본인 아니면 안 된다고 직접 방문하란다. 급하게 남편에게 콜을 해서 날아오라고 했다. 다행히 20여 분내로 남편은 도착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검진하는 환자, 열나서 오는 환자, 속 안 좋다고 오는 환자가 왜 그리 많은지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진료실로 들어가서 진료를 받은 후 건강검진 및 내시경 예약을 끝내고 나왔다.
원래 나의 점심 계획은 요즘 딸기축제가 한창인 패밀리 레스토랑 방문이었다. 해마다 딸기 축제로 연신 이슈가 되고 있길래 딸기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나이기에 '꼭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를 외치며 남편과 가기로 했더랬다. 11시, 오픈 시간에 앱으로 확인하니 원활하다고 대기도 안 돼서 마음 놓고 12시쯤 도착하여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혹시나 하고 앱에 대기자 확인을 하니, 아뿔싸 29팀 대기 및 예상소요시간 80분이란다. 남편에게 얘길 하니 2시까지 교육장 도착해야 돼서 안된단다. 그래서 슬프지만 포기하고 건물을 나와서 인근을 두리번거렸다. 생각해 보니 오다가 돈까스집을 지나쳤던 것이 생각났다.
남편에게 "돈까스 어때요?" 했더니 바로 "OK". 바로 돈까스 집으로 향했다.
검색 없이, 사전정보도 없이 그냥 들어간 돈가스집.
오~웬걸, 좌석이 거의 만석이다. 12시가 좀 넘어서 들어갔는데 벽을 보는 좌석 외에는 대부분 다 찼다. 아르바이트생이 자리를 안내해 주어 얼른 자리를 잡고 안심돈까스 2개를 주문했다. 벌써 먹는 테이블은 한 테이블 정도이고, 나머지는 다 기다리는 중이었다. 아마도 우리가 도착하기 직전에 대부분 들어온 듯했다. 많이 기다리게 되면 어쩌지. 앱 대기자 체크를 잘못한 탓에 잔뜩 소심해진 나는, 남편 눈치가 보여 연신 주방만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주방을 보니 조리하시는 분이 두 분 인걸로 봐서 튀김솥이 아마도 2개 이상일 것이다. 여기서 또 직업병이 나온다. 식당 가서 주방 내부 염탐하기... 조리사는 몇 명인지, 주방 내부 청결도는 어떤지, 주방 내부 구조는 어떤지, 조리사 옷차림은 어떤지... 이런 생각들로 머리가 가득 채워질 때쯤, 15분가량 지났을까? 생각보다 빨리 음식이 나왔다. 하긴 튀길 기름을 예열해두기만 하면 돈가스는 바로바로 튀겨낼 수 있기에 아마도 빨리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바삭하고 고소하게 잘 튀겨진 돈가스와 샐러드, 그리고 샐러드 소스 2종, 배추김치, 흰밥, 된장국으로 구성된 안심돈까스는 배고픈 우리에게 포만감과 행복함을 주었다. 든든하게 먹고 나오니 딸기 축제고 뭐이고 다 필요 없다. 배부른 게 최고임. 오늘 점심도 맛있게 한 끼 잘 먹었다.
어느 돈까스 집일까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