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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의행복과 고생, 까오방의 종유동굴 탐험

3 - Dong Ngom Ngao Cave

by 뺙뺙의모험

베트남 동굴중에는 꽝빈성의 퐁냐케방(Phong Nha Cave)나 손둥동굴(Son Doong Cave)가 가장 유명하지만, 까오방에 있는 응옴응가오 동굴도 보존상태가 좋고, 규모가 꽤 커서 가볼만하다.


주소 링크

Động Ngườm Ngao

cửa ra động ngườm ngao, gần, Đàm Thuỷ, Trùng Khánh, Cao Bằng, 베트남


반지옥폭포에서는 4km 정도 떨어져있고, 걸어가는 경우 1시간 정도 걸린다.

까오방 시내에서 출발한다면 3번버스를 타고 가다가 가까운 지점쯤 되면 중간에 내려달라고 해야하고,

반지옥폭포에서 가는 방법은 걷거나 바이크타는것, 혹은 숙소에서 차로 데려다주는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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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숙소에서는 1.2km 거리였고 20분 조금 넘게 걸어가면 되었다.

10월의 까오방은 날씨가 서늘하고, 길이 아름다워서 걷기 좋았다.


입장료는 노멀루트 45만동, 풀코스 19만5천동.


카운터 직원분한테 번역기로

"나 혼자왔는데, 내가 풀코스 투어를 하고싶으면 사람이 다 찰 때 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아니면 바로 할 수 있는가?" 라고 물어봤는데 "한명이라도 신청하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할 수 있다." 라고 답하길래 풀코스 요금을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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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로 들어가 Full 프로그램을 원한다고 표를 보여주니까 10분 정도 기다리라고 했다.




젖은 바위를 타야 하고, 물을 건너는 구간이 있기때문에 아쿠아슈즈를 빌려주고,

조끼와 랜턴을 지급한다 - 이때 눈치채야했다. 이 투어는 만만치 않을거라는걸.


이곳에서는 가이드 여러명이 일하고 있는데,

나는 (1) 영어를 못하는 여자 가이드

(2) 미국과 독일에서 일했기 때문에 영어를 할줄 아는 베트남인 여행자

와 함께 셋이 소규모의 투어를 하게 되었다.


나름 고민해서 만든 조합같았다.

이후 투어중에 서양인들로 이루어진 탐사팀 하나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가이드는 영어를 꽤 잘하는 듯 한 걸 보면... ㅋㅋ


이런 좁은 입구 안에 정말 거대하고 긴 동굴이 숨어있다는건 참 경이로운 것 같다.

탐사를 시작한다.

조명이 꼼꼼하고 적절하게 설치되어 있어서 무서운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다.


유명한 종유동굴들은 바깥 공기 등에 많이 노출되어 종유석 등이 시커먼 경우들도 많은데,

여기는 보존상태가 정말 좋았다.


앞서 가는 두 사람과 비교해보면 이 동굴의 크기가 실감나는 것 같다.

정말 규모가 엄청 크다. 저 복잡한 종유석들이 자연이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것도 놀랍다.


가이드 언니는 잘생긴 남자손님과 소규모 투어해서 그런지

나라는 혹이 있긴 하지만 기분이 좀 업되어 보였고,

어쩌다 통역셔틀이 된 저 남자분은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할수 있는 데 까지는 통역을 해줬다.

노멀루트의 경우 이런식으로 길이 잘 되어 있다.

사실 노멀루트만으로도 이 동굴의 경이로움은 많이 느낄수 있지만,

이제부터는 길이 없는 곳으로 가이드와 함께 들어간다.


석회의 침식과 퇴적으로 만들어진 질감이 정말 독특했다.

고여있는 물은 마셔도 될 정도로 깨끗하다고....

LOTUS - 연꽃이라고 불리는 유명한 종유석

Eagle이라고...

게임속의 한 장면같기도 했다.

이런 동굴 안에 딱 세사람만 있었다는게 이 장소의 압도적인 분위기를 더 살렸다.

각각 어울리는 색깔의 조명을 적절히 설치한 점도 좋았다. 앙코르와트가 연상되는 석순 하며...



동굴 안에는 얕은 강이 계속 흘렀다.

이렇게 뗏목을 건너야하는 구간도 있고, 직접 발 적셔가면서 강을 건너야 하는 구간도 있었다.

물은 종아리 아래쪽 정도 수준까지는 올라오기때문에 반바지를 입고가는게 나은 것 같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를 여행할 때 유사파묵칼레지형에 가는 건 아쉽게 포기했는데....

생성 원인과 느낌은 다르지만 파묵칼레를 연상시키는 석회암 계단을 여기서 만나게 되었다.


내가 떠올린건 파묵칼레지만, 통역을 해준 친구가 떠올린건 내추럴 라이스테라스 그러니까 계단식 논.

저 검은 얼룩은 표범이나 도마뱀을 연상시킨다.


여기에선 샹들리에가 연상된다.

용암이나 지옥이 연상되는 구간... 정말 신비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같이 투어한 두 사람의 크기를 보면, 종유석의 거대함이 실감난다.

동굴의 깊은곳들은 바위를 타고 오르내려야 하기때문에, 산 탈 때와 비슷할 정도의 힘듦은 있다.

동굴 안이라서 선선하지만 등산할때 정도로 땀도 많이 난다.

통역하는 친구는 아예 중간에 셔츠 벗고 돌아다녔...;;


중간에 바깥의 빛이 들어오는 공간도 있다.

오전시간대에 방문하면 저 구멍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신비스러운 풍경을 보고 사진을 찍을수가 있는데,

저는 오후에 방문해서 그 광경은 보지 못했지만, 이런 스케일의 동굴을 한적한 시간대에 방문하면서 이 공간을 만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자연의 신비, 동굴의 비현실적이고 기묘하고 장엄한 순간을 완전 만끽할수 있었다.

단돈 만원정도에 이 정도 퀼러티의 투어를 이런 프라이빗한 방식으로 할 수 있었다는건 예상하지 못했다.


가이드 팁은 통역해준 친구가 2만동 정도가 적당할거라고 해서 각각 2만동씩 주었습다

- 현지인이 책정한 시세니까 이게 베트남에서의 적정 팁 가격이 아닐까 싶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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