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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하노이로

1 - 하노이에서 하루 산책 후 까오방으로 야간이동

by 뺙뺙의모험


여행은 많이 해봤어도 돌발상황이 발생한다.


하노이로 가는 비엣젯 VJ963의 출발시간은 오전 6시30분.

9월 30일 자정을 넘긴 시간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서, 비엣젯항공 웹체크인하고 공항 노숙하는것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저번 일본 여행할 때 가방에 넣어둔 음료수가 새는 바람에 여권이 젖어서 번졌던 일이 있었다.

스탬프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번진건 아니라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훼손여권으로 입국이 거부되더라도 항공사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쓰고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불안불안한 가운데에서도 인국공의 일출은 참 예뻤고... 전날 공항노숙했더니 그 비좁은 비엣젯에서 잠은 또 잘 잤다.

어떻게든 되겠지 뭐... 나 입국거부되면 뉴스 나올까 안나올까....

그들도 공무원인데 입국거부하면 사유서 써야하고 그거 귀찮지 않을까...


훼손여권에 관한 정보는 이 링크를 클릭



비행기는 정시에 도착했고, 다행히 입국거부자는 되지 않고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렇게 이번 여권의 마지막 여백을 채우게 된 국가는 베트남. 다음 여행부터는 새 여권을 발급받아서 해야한다. 찜해둔 항공권들이 여권 발급받는 사이에 가격 오르지 않기를...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버스를 탔다. 현금결제만 가능한데,

달랏-판랑 여행한 뒤 남았던 25만동을 활용했다. 버스에 내린 시간은 대략 오전 11시.

이제 오후 8시까지 시간을 때워야(?) 한다. 관광하기에는 짧고 산책하기에는 긴 시간이다.


샤워와 짐 보관은 1박 당시환율 5000원대의 호스텔을 예약하는것으로 해결봤다.


호스텔정보링크


호스텔에 짐을 던져놓고, 일단 호스텔 근처로 먹으러 갔다.


향채를 옆에 가득 담아주는 와일드한 호치민식 쌀국수와는 달리 조금 더 얌전하고 잔치국수 느낌을 주는 하노이의 쌀국수. 담백하고 맛있었다.



하노이에 왔으니 에그커피는 꼭 마셔줘야지...

서버가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었는데, 이 커피는 에그커스터드 - 에스프레소 - 그리고 연유의 3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커스터드크림을 맛본 뒤 저어서 마시면 된다고 설명해줬다.


호치민에서 마셨던것보다 더 맛있었다. 저 커스터드크림의 고소함이 커피와 잘 어울린다.

따뜻한 물에 담겨있는 이유는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실제로 식으면 계란냄새가 좀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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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은 다들 그렇게 하듯이 금은방에서. 오른쪽 아래를 보면 이상한게 전시되어 있다 (북한돈)


100달러 1장, 10달러 5장, 한국돈 5만원을 환전했다. 이렇게 각각의 환율을 적어주고, 본인 명함도 넣어둔 뒤 봉투에 담아준다. 친절하고 정직한 인상...


같은 장소, 수년의 시간 그리고 다른 느낌



사실 하노이는 그랩이 도입되기 전인 2010년대에 베트남항공 스탑오버(목적지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1박2일 체류해본적이 있었다.

기억속의 하노이는 솔직히 최악의 도시중 하나.

공항 도착했을때부터 택시 바가지를 쓰고, 엄청 혼잡하고, 호객 장난 아니면서도 불친절한 곳이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가 천국처럼 느껴질 정도였는데....



다시온 하노이는 다르다. 경제도 성장했고 시민의식도 많이 성장한 느낌.

사람들 사이에서도 지금의 베트남은 친절하고 부지런하고 물가 저렴한 여행지라는 느낌이 강한것같다.

역시 세상은 변하고 내가 보는 것은 전부가 아니다.



하노이 하면 떠오르는 색상은 역시 노란색인것같다.

막 강한 한방의 볼거리가 있진 않지만, 식민지 시절의 아픔이 남아있는 오래된 건물들이 널려있는 복잡한 길들이 독특하고 분위기있는 도시.



하노이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오페라하우스 근처로 갔다.

디자이너브랜드샵과 갤러리가 있는 깔끔한 거리.

그리고 베트남의 국화 연꽃



그리고 다시 걸어서 호안끼엠호수로... 이 사진을 보니 스리랑카 캔디가 생각났다.

호수 한가운데의 이 사찰은 천원 조금 넘는 입장료가 있지만, 꽤 볼만한 곳이었는데 1회차때 가봤으니 이번엔 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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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쿼터의 느낌은 사실 미얀마 양곤이나 쿠바 아바나랑도 많이 닮아있다.

사람들은 좀더 멀고 레어한 곳을 좀더 분위기있게 느끼게 되는걸까.


이날은 노숙+아찔한상황 겪음 콤보로 많이 지쳐서 사진을 열심히 찍진 않았는데, 하노이는 사실 구석구석 매우 포토제닉한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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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가 예쁜곳들도 많다. 깨알같이 귀여운 베트남 전통복장의 도라에몽 레고 ㅋㅋ



하노이에 왔으니 알아봐둔 분짜 로컬맛집을 찾아갔는데, 문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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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근처 시장에서 현지인들이 이 국수를 많이 먹고있어서 나도 사먹었다. 가격은 2만동, 천원조금 넘는 가격이다.

이런건 확신의 맛있음인데 진짜 맛있었다. 고퀼 일본 우동면발정도의 포스를 가진 면발도 엄청 인상적..

안에 공심채(모닝글로리)가 엄청 많이 들어가있는것도 감동..



마사지를 받으러 한국인 사장님이 하시는 스파에 갔다.


마사지 + 손발톱 정리 + 두피마사지+ 샴푸&드라이 +귀청소 = 90분 패키지가 30만동밖에 하지 않는 - 딱 야간이동하는 사람이 받기 너무 좋은 구성의 프로그램인데, 정작 마사지가 평범해서 따로 포스팅은 하지 않을 생각.


베트남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한인마사지숍들은 위생, 안전, 그리고 짐보관이나 공항픽업샌딩서비스 등 맞춤형 서비스가 굉장히 잘 되어있는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로컬샵들보다 마사지는 별로인것같다.



이런 곳에서 술+안주 조합으로 한나절 보내도 좋겠지만... 스케줄상 안되고



워크인으로 간 집에서 분짜를 먹었다. 맛있었다. 그리고 고추 듬뿍 넣었더니 생각보다 매웠다.



비가 올락말락해서 그랩바이크 대신 그랩카를 타고 미딩버스 터미널로 갔다. 가는길에 보았던 롯데센터...


거대한 미딩터미널에서 안내해주시는 분을 졸졸 따라가서 버스를 찾아 드러눕는걸로 일정 끝.

눈뜨면 까오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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