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가 쓰는 퇴사메일 3통: INFP
앞선 두 통의 퇴사메일, 어떠셨나요?
사실 인터넷이 너무 익숙해진 현대 사회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메일은 참 신기합니다.
멀리 있는 사람에게 손쉽게 그리고 빠르게 소식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편지를 안전히 부치기 어려운 외국에 있는 누군가에게도 확실하게 보낼 수 있고요.
하지만 퇴사메일은 남겨지는 사람들에게 보내며 내가 멀리 떠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어쩌면 내가 내 의지로 남길 수 있는 마지막 나의 모습이겠죠?
지난주, 어차피 헤어질 거 작별 인사를 왜 하냐고 얘기했었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면 함부로 보내기 어려운 메일인 것 같습니다.
물론 좋게 끝맺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우선이겠죠!
그럼 세 번째 메일, 헤어짐 앞에서 괜히 말이 많아지는 INFP의 작별을 읽어보세요.
안녕하세요! 혹시나 제목을 보고 놀라셨을지 모르겠네요. 다름 아니라 오늘을 마지막으로 퇴사하게 되어 마지막 인사 남기고자 메일을 보냅니다.
어제 이곳에서 얼마나 일했나 대충 계산해 보니, 8년을 보냈더랍니다. 8이라는 숫자만 떼어놓고 보면 누군가는 짧다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제 인생에선 짧다고 할 수 없는 긴 시간, 여러분과 함께 보내며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턱대고 홀가분한 마음이 든다고 말하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걸까요?
정말이지,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여러분의 관용과 이해로, 이 긴 시간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알아채지 못한 마음도 얼마나 많았을까요? 그런데도 언제나 최선으로 절 대해주신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비록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분이 있다 하더라도, 여러분 모두에게 받은 마음을 가지고 저는 내일을 또 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여기서 일을 했기에 여러분과 만날 수 있었다는 게 참 신기합니다. 우리는 영영 서로를 몰랐을 수도 있었던 거지요. 그래서인지, 괜히 못 했던 말까지 더 적어보고 싶어 글이 길어집니다.
제가 더는 여기로 출근하지 않아도, 여러분을 만나지 못해도, 여러분에겐 여러분만의 삶과 내일이 있다는 게 기적 같습니다. 사실 당연한 일인데 말이죠. 헤어짐은 끝이 아니라는 말은, 이런 때를 말하는 거겠죠? 당연하기 때문에 더 기묘하고 아름다울지도 모르겠네요. 어디선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것도 또 새로운 기적이 될 테고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신다면, 어쩌면 저는 당신을 위해 여기까지 쓰게 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게 이런 마음을 갖게 해 준 당신이 앞으로 어디서든 행복하길 바라며 이만 마칩니다. 지금까지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____ 드림.
여러분 모두에게 받은 마음을 가지고 저는 내일을 또 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ENFP A: 진짜 시원하게 앞을 향해 걸어가는 멋진 여성이 떠오르네요
ENFP B: 말 들었으면 벅차오를 듯 ㅠㅠ 그리고 또 만나게 되는 사람에게 다정하게 대해줘야지 하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여기서 일을 했기에 여러분과 만날 수 있었다는 게 참 신기합니다. 우리는 영영 서로를 몰랐을 수도 있었던 거지요. 그래서인지, 괜히 못 했던 말까지 더 적어보고 싶어 글이 길어집니다.
INFJ: 아름다운 책 서문에 있는 글귀 같아요..
어디선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것도 또 새로운 기적이 될 테고요….
ENFJ: 헤어짐은 끝이 아니지만 기적이 없으면 먼저 나서서 만나지 않을 거란 뜻, 제가 해석한 게 맞나요?ㅎㅎㅎ
ENFP A: 기적을 만들려고 우연을 가장해서라도 만나고 싶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신다면, 어쩌면 저는 당신을 위해 여기까지 쓰게 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ENFJ: 감성적인데 유머러스해서 읽는 분들이 웃으면서 보내주실 것 같아요, 마지막 메일에 웃음 한 스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