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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인사드립니다.

MBTI가 쓰는 퇴사메일 5통: ENFJ

by 과몰입

안녕하세요? 2주 만에, 다음 퇴사메일로 돌아온 MBTI입니다.

문득 글을 정리하다 보니 같은 날 퇴사하는 사람이 여럿이라면

받아보는 메일도 여러 통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3통 이상쯤 되면, 이별의 아쉬움도 아쉬움이지만

동시에 그들이 얼마나 다른 사람인지 느껴지는 글을 읽다 보면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개인적으로 이번 글 속에 그런 포인트가 숨어있다고 느껴집니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쓴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같은 주제이자 포맷을 가지고 씀에도 다른 내용과 문장이 나온다는 게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이번 주, 깔끔한 포맷 안에 정갈히 담긴 ENFJ님의 위트 있는 작별을 읽어보세요.




[예약메일함] 퇴직 인사드립니다.


보낸사람 ENFJ

받는사람 대면으로 인사하지 못하는 그대들…(10명)


안녕하세요, IT개발 1팀 매니저 ENFJ입니다.


제가 5월 30일을 기점으로 업무를 마무리하고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직접 만나서 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남은 업무와 거리상 만나 뵙기 어려워 이렇게 마음을 담아 메일로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그동안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30대에 접어들어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아쉽지만 이 회사를 떠나 다른 도전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가족 같은 0000과 이별하는 것은 아쉽지만 지금 놓치면 미련이 남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

물론 확고한 다짐보다는 불안함과 두려움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 선택을 후회되지 않고 행복합니다.

행복이 뭐 별건가요? 소소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것도 행복 중 하나이겠지요.


다음에 어디에서 다시 뵐지도 모르겠지만 또 만날 수 있으면 반갑게 먼저 인사드리겠습니다.

오래 건강하시고 꽃길 걸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NFJ | 과장이고 싶은 대리
010-0000-0000
enfj@회사.com
서울특별시이고 싶은 OO시민




댓글 모음

[예약메일함] 퇴직 인사드립니다.

ENFP A: ㅜㅜ 그러면 이거 받아본 시점보다 한참 전에 이 글 썼다는 거잖아요.. 흑흑 받아보는 동료에 이입하니까 슬퍼요

INFP: 아니 저 처음에 읽었을 때엔 오~ 메일 형식! 신선하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댓글 보고 급 찡해졌어요…!!!!!


남은 업무와 거리상 만나 뵙기 어려워

INFP: 남은 업무에 대한 언급…그리고 예약으로 걸린 퇴사메일… 이것이 유능한 J의 퇴사인가…!


물론 확고한 다짐보다는 불안함과 두려움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 선택을 후회되지 않고 행복합니다.
행복이 뭐 별건가요? 소소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것도 행복 중 하나이겠지요.

ENFP B: 불안함과 두려움이 존재하지만 또 다른 설렘이 기다리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요

INFJ: 맞아요 행복 별거 없습니다!!

INFP: ENFJ님이 제 글에서 유머러스함을 발견하실 때, 저도 ENFJ님 글에서 유머러스함을 발견했답니다!!! 특히 이 문장에 여기를 떠날 자신의 미래에 대한 쿨하고 유쾌한 마음이 드러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이 메일을 받은 동료라면 뭐야 이 사람 멋지잖아?! 하고 미소 지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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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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