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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불량청소년

by 등대지기

둘째는 적성상 공부에 전혀 관심은 없으나 하고자 하는 욕심과 열정은 정말 어느 누구보다 과하게 있다. 물론 스스로 노력과 시간을 잘 배분하면서 체크리스트까지 작성해 가며 엄청나게 노력을 하는 것에 대하여 칭찬해 주고 싶다. 또한 그 노력에 세상의 모든 기를 모아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언젠가는 그 노력의 결과물은 아주 멋있게 골인을 하겠지만 노력에 비하면 성적은 늘 꼴찌라고 봐야 된다.

분명 노력을 하는데 집중보다는 다른 미묘한 많은 생각들이 많은지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이다. 만만치 않는 사교육비에 솔직히 지금 다니고 있는 수학학원도 끊고 싶지만 친절하신 원장 선생님께서 집요하게 가르쳐 주시면서 포기하기에는 이르다며 믿고 맡겨 달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다. "그래도 공부할 수 있는 고등학교는 보내야죠 신경 쓰겠습니다"

노력의 대가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빛을 보겠지 하는 마음에 솔직히 둘째에게 투자하는 학원비는 아깝긴 하지만 원장 선생님의 놓지 않으려는 열정에 감사하며 계속 수학학원을 보내고 있다.

어느 날인가 그날도 꽤나 추웠다. 9시에 학원을 마치면 "학원 마쳤어" 하며 항상 전화를 한다.

어디로 방황을 할지 몰라 항상 아내가 학원 앞으로 픽업을 가는데 그날은 학원 앞에 불법으로 주차해 놓은 차들이 많아 학원에서 5분 거리 약국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분명 마쳤다는 연락은 받았는데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오지 않았고, 심지어 학원에 전화까지 해 봤는데 벌써 마쳤다고 했다.

전화를 걸었다. 처음에는 받지를 않더니 이제는 거절로 전화를 끊어 버린다. 아내는 불길한 예감으로 나에게 전화를 했고 나는 막둥이를 재우다가 놀래서 학원 주변을 돌아다니며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1시간을 찾았을까, 둘째에게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학원 옆 골목인데 너무 무서워, 정말 무서워"

"알았어 그기 꼼짝 말고 있어"

나갔던 정신줄을 부여잡고 둘째를 찾았다. 그러나 얼마나 무섭게 울었는지 그 차가운 겨울바람에 두꺼운 패딩은 온데간데없고 책가방은 이 겨울 칼바람을 쐬려고 하는지 어수선하게 열려 있었으며, 온몸이 얼음덩어리 마냥 벌벌 떨고 있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니"

둘째는 울 먹임으로 쉽게 말이 나오지 않았고, 내가 입고 나온 패딩을 벗어 주었다. 일단 찾을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눈을 맞추면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벌벌 떨고 있는 둘째를 다독여 주며 집으로 향했고, 몸을 녹일 수 있도록 옆집 지인에게 받은 핫초코를 타 주었다. 아무리 말썽을 피우고 공부를 못하는 것을 나를 닮았구나!라는 것을 인정하고 코코아를 마시고 먼저 말을 꺼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묻기 전에는 습성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습관이 또 나타났다. 하지만 정말 이번만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둘째 방을 노크하고 들어갔다.

"정말 무슨 일인 거야? 왜 그랬는데.."

둘째는 떨리는 마음을 추스르고 차근차근 이야기를 했다.

"학원 마치고 엄마가 있는 곳으로 가고 있는데, oo 중학교에 다니는 친구들 2명 둘이서 나를 부르는 거야, 나는 나에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건가 하며 골목길을 따라갔지. 그런데 이것들이 담배를 한 대 물고는 무작정 내 패딩을 벗기고, 한 친구가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이고 한번 입어 보더니 자기 몸에 딱 맞는다며 선물이라 생각하고 입을게 하는 거야"

"이것들이 정말"

하며 단단히 화가 났다.

"그리고 가방을 열어 뒤지더니 있는 돈 다 내놓 의라는 거야"

둘째의 생활비 도벽은 그때 그렇게 이야기 한 후로는 도벽의 습관은 사라졌고 용돈을 따로 주지는 않았다.

당장이라도 이것들을 잡으러 가고 싶었고 내일 학교는 선생님과 통화를 하면서 쉬게 할 생각이었다. 불안에 떨지 않기 위해서 엄마랑 재웠다. 잠을 잤는지 모를 정도로 뜬 눈으로 아침을 맞이하고 담임선생님께 어제의 일을 말씀드리고 학교는 쉬게 했으며 당장 00 중학교에 전화해서 학폭을 열어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선생님은 깜짝 놀라면서 상담 선생님께도 연락을 해 놓는다며 둘째가 더 놀라지 않게 차분히 진정시키라고 하셨다.

며칠 후 상담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00 학교 상담 선생님께 학폭 문제로 연락을 했더니 그 학교에서도 감당이 안 된다며 이미 다른 학교에서도 학폭으로 많은 연락이 왔으며 이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 봐도 심지어 학부모님께 상담을 제의했지만 부모님들도 자식으로 생각 안 한다며 학교에서 알아서 처벌을 하라고 했단다. 그러고 보면 둘째에게만 양아치 짓을 한 게 아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왜 그런지 모르겠다. 아무리 사회가 변하고 있다지만 옛날 같으면 선생님 그림자도 못 밟았다고 하는데 이제는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의 눈치를 봐야 하니.. 둘째에게 호신술 물건으로 호루라기를 사 줬다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이번과 같은 일이 벌어지면 부르라고 손에 잡히는 주머니 안에 넣어 두었다. 그리고 수소문해서 이 친구들에 대해서 알아봤더니 이미 여러 학교에서 강제전학을 당했고 많은 친구들의 금전을 갈취한 경험과 경찰서에도 몇 번이고 왕래를 했다고 했다. 살기 좋은 안전한 동네 라 생각하고 이사를 왔는데

이미 이 동네에서 제일 유명한 불량 청소년으로 소문이 나 있었지만 우리만 알지 못했던 사실이었다. 시간이 지나고도 둘째는 많은 불안을 보여 심리 상담을 요청하게 되었고 사춘기라는 이유만으로 심한 우울증과 불안적인 생각 때문에 상담을 1년을 잡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심리 불안 상담을 받고 있는데 심리 불안 상담 1년 만에 많이 좋아졌다고 했지만 늘 마음 한편에는 또다시 불량 그 친구들을 만날까 봐 두렵고 걱정이 된다고 하였다. 그렇다 보니 학원 갈 때나 학원을 마치는 시간이면 늘 태워주는 걸로 아내랑 약속이 되어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그 불량 친구들은 학교를 자퇴하고 소년원에 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제발 다시는 어리석은 생각들로 세상을 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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