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그 소년 링에 오르다. [체육관 문턱]

#복싱체육관 문턱 #복싱만화

by 단초


겨울 저녁, 친구가 말했다.

“같이 가자. 재밌는 데 있어.”

바울이의 발걸음은 호기심과 망설임 사이에서 자꾸 멈췄다. 친구가 앞서 걸음을 재촉하자, 그는 조심스레 따라갔다.


그리고 마침내 멈춰 선 곳은 허름한 건물 2층이었다.


계단은 밟을 때마다 오래된 나무가 신음하듯 울었다.

벽에는 빛바랜 포스터가 반쯤 찢겨 붙어 있었고,

희미하게 지워진 간판에는 ‘복싱 체육관’이라는 글자가 겨우 남아 있었다.

바울이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차가운 철제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쇠의 냉기가 손끝을 파고들며 온몸을 움츠리게 했다.

끼익―

문이 열리는 순간, 낯선 공기가 밀려들었다.


가장 먼저 코를 찔러온 건 땀과 가죽, 그리고 오래된 철의 냄새였다.

쿵! 쿵!

묵직한 주먹이 샌드백을 때릴 때마다 낮고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진동은 벽을 타고, 천장을 타고, 마침내 바울이의 발바닥까지 스며들었다.


구석에서는 낡은 글러브 끈을 조여 매는 소리가 들렸다.

“하―읍!”

매트 위에서는 소년이 숨을 몰아쉬며 스텝을 밟다가, 순간 발이 꼬여 바닥에 쓰러졌다.

쾅―

묵직한 충격음과 함께 체육관 공기가 순간적으로 얼어붙은 듯 고요해졌다.

“원투! 다시!”

트레이너의 거친 외침이 그 고요를 가르자, 쓰러진 소년이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켰다.

무릎은 떨렸지만, 그는 다시 스텝을 밟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넘어짐과 일어섬이 반복되는 그 자리에는,

단순한 훈련을 넘어선 또 다른 무언가가 분명히 있었다.

바울이는 문턱에 서서 그 모든 광경을 바라보았다.

낯설고 거칠기만 한 풍경이었지만,

그 낯섦 속에서 이상하게도 따뜻한 무언가가 가슴 깊이 스며들었다.

마치 얼어붙은 항구에서 불현듯 발견한 불빛 같았다.

그의 어둠 속에서 아주 작은 불씨가 켜졌다.

희미했지만, 분명히 타오르는 불씨였다.


“여기서라면… 달라질 수 있을까?”

바울이는 숨을 고르고,

그 문턱을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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