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길고 긴 어둠, 밝음의 날갯짓

by 제노도아

나는,

7년 이상의 긴 시간을 어둠과 함께 했다.

슬픔과 고통, 두려움과 불안을 수없이 거쳤다.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이 맴맴 돌았다.

흙과 더불어 모든 계절을 같이 지냈다.

땅속은 고요했다.

나는 한 번도 세상 밖을 본 적이 없었다.

내가 나가야 할 곳이라는 것밖엔 몰랐다.


드디어 그날이 왔다.

때가 온 것이다.

따스한 햇살이 땅속으로 스며든 어느 여름,

나는 서서히 땅 위로 올라왔다.

살기 좋은 나뭇잎이나 나뭇가지를 찾아서, 아름드리나무 위로 타고 올랐다.

조금씩 껍질 밖으로 몸이 밀려 나왔다.

같이 나온 어느 친구는 껍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 친구를 다시 볼 수 없었다.


우화 뒤,

내 날개는 연약했지만 조심스레 투명한 날개를 말렸다.

날개가 펼쳐지고 처음으로 하늘을 보았다.

파아란 하늘, 하얀 뭉게구름...

참 아름다웠다.


눈물이 나올 만큼 감격스러웠다.

나는 온 힘을 다해 울었다.

하늘을 향해,

나를 찾아와 줄 짝꿍을 위해,

목청껏 울었다.


내 시간은 길지 않다.

1, 2주 후면 나는 이곳에서 사라진다.

그 시간 안에 사랑을 만나 생명을 남기고

원래의 어둠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어떤 이는 내 외침이 시끄럽다고 외면한다.

나는 이곳에 열심히 머물며 생을 마쳐야 한다.

그리고

조용히 조용히 모두의 기억에서 잊힐 것이다.


사람들은 알까?

나의 짧은 날들이 얼마나 빛났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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