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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표지자(CA19-9) 수치 크게 오르다(항암 18차

4기 암환자의 슬기로운 치병 생활

by 암슬생

퇴원 수속을 위해 대기 중이다. 연휴를 앞둬서 그런지 오늘은 아침부터 환자들로 북적였다. 지금도 병원치고는 늦은 시간인데 한참을 기다려야 할 듯하다.


오니바이드 항암 18차 날.

아침에 서둘러 나왔는데도 차량이 두 배는 되는듯했다.


추석 명절 때문인지 화물차들이 많았다. 겨우겨우 도착한 병원은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채혈과 입원 수속을 하는 데만 한 시간 여가 소요 됐다.


채혈을 빨리해야 그 결과에 따라 오전에 항암 처방이 나오는데 늦어지니 조바심이 났다.


다행히 오전 항암 처방을 받을 정도의 시간에 채혈과 입원 수속을 마쳤다.


병실을 배정받고 환복하고 서둘러 고주파 온열치료를 80분 받았다.


온열치료 후 바로 주치의 선생님 진료가 있었다.

오늘은 CA19-9 종양표지자 검사도 했고 그 결과를 들려주셨다.


"이상하네요. 종양표지자가 너무 많이 올랐어요."

선생님도 의아해하시며 이런저런 수치를 알려 주셨다.


가슴이 또 무너져 내렸다. 수치가 내려가기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현상 유지라도 되기를 바랐고 그럴 거라 기대했는데..


"올랐습니까? 얼마나요?"

산전수전 만자씨(슬생작가)도 목소리가 떨렸다.


"많이 올랐습니다. 지난번 147에서 800으로.."

선생님도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수치를 알려주셨다.


"800요? 많이 올랐네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며 별의별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수호천사를 비롯한 가족들. 향후 치료 방안 등이 한꺼번에 혼란스럽게 겹쳐서 떠올랐다.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 끝에 채혈을 다시 해보기로 했고, 다시 채혈한 결과가 788로 다소 낮았으나 별 의미는 없었다.


향후 치료 방향을 논의했다.


다음 항암 때 CA19-9 검사를 해보고,

수치가 오르거나 별 변화가 없으면 CT를 찍어보고 CT 결과에 따라 항암제 변경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수치가 의미 있을 정도로(그건 주관적 기준일 테지만) 제법 낮아지면 그냥 현재 항암 방법을 계속하기로 했다.


800이라는 수치가 충격적이긴 했지만, 지난번 PET CT에서 이미 재발(전이) 됐음을 알았기에 결과를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또 한 달 뒤를 기약해 봐야 할 것 같다.

쉽지 않은 치병 과정이다.


만자씨가 이렇게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전국의 (암) 환우분들께서 지켜보시고 때로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시고, 때로는 용기와 희망을 얻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인퓨저를 몸에 차고 1시간 30여 분 운전을 하고 귀경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지친다.


애잔한 노래 플레이리스트 틀어놓고 실컷 눈물 샤워하며 가야겠다.


남자가 우는 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남자다움(이 게 뭔지도 잘 모르겠지만)이 없는 건 더더욱 아니다.


만자씨는 울고싶을 때 우는 것도 치료에 분명 도움이 된다고 굳게 믿고있다.


종양표지자로 마응이 무겁긴하지만 오니바이드 18차 항암을 무시히 잘 마쳤음에 감사한 하루다.




귀경길 내마음을 후벼놓은 음악은

'김동환'님의 '묻어버린 아픔'이다.


사랑의 아픔을 노래한 곡으로 가사의 내용은 결이 다르지만 그냥 마음에 와닿았다.


~~~지금 이순간 나는 행복해~~~

멜로디와 가사가 머리속을 떠나지를 않는다.


#오니바이드항암 #항암 #종양표지자수치 #CA19-9 #암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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