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최근에 좋아하는 노래 중에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라는 곡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정신없는 3월을 보낸다.
더군다나 우리 아이처럼 조금 특별한 아이에게 3월은 더욱 부담스럽다.
우리 아이는 또래보다 발육이 좋아 한 학년은 더 커 보인다.
기저귀도 떼지 못해 지속적인 배변 훈련이 필요하다.
조금만 기분이 나빠도 말을 할 줄 모르기 때문에
과격한 행동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3월이 되면, 특수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개별화 교육을 위한 상담을 받는다.
이때 나는 마치 고해성사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저희 아이는요. 화가 나면 주변 물건을 꽉 잡거나 물려고 하고요.
화장실도 매 교시 쉬는 시간마다 가야 해요.
아무 말도 할 줄 모르고, 착석도 어려워요.”
가정에서도, 센터에서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문제 행동이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 달라고 덧붙인다.
구구절절 말하는 내 모습이 어느새 의기소침해져 있음을 느낀다.
설렘이 아닌 부담으로 다가오는 3월,
새로운 만남이 설레고 기대되어야 하지만,
그 감정은 이미 첫 어린이집 이후로 사라졌다.
그 뒤로 3월은 늘 부담스럽기만 하다.
새로운 만남, 새로운 교실, 새로운 시간표.
이 모든 변화는 생활 루틴이 정해져 있는 중증 자폐 아이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기 초에는 문제 행동도 가장 많이 나타난다.
그래서 핸드폰에 학교 번호가 뜨는 순간,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고 두려움에 가슴이 떨린다.
혹여나 네가
어떠한 문제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고 애써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옛말에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고 했다.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웃으며 아이의 문제 행동에
대해 듣고, 공감하며 선생님들께 사과드린다.
그리고 정중하게,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한다.
엄마는 그렇게 3월마다 누구보다 외향적이고 밝은 사람이 되려 애쓴다.
너는 너의 모양대로 사랑받길
너를 위해 둥근 마음에 네모를 맞춰 본다.
그러니 너는
둥글면 둥근 대로,
네모면 네모난 대로,
오늘도 너답게 사랑받길.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