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체력 관리에 대하여

by 이병일

삶의 어느 길목에서 우리는 문득 깨닫습니다. 마음의 문제는 결국 몸의 문제였다는 것을요. 아무리 단단한 정신력으로 무장하려 해도, 바닥난 체력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이 챕터에서 단순히 ‘건강해지자’는 구호를 넘어, 삶의 거센 파도를 견디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왜 우리가 ‘체력’이라는 단단한 닻을 내려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미생의 교훈: 이기고 싶다면 체력을 길러라

드라마로 더 유명해진 <미생>이지만, 저에게는 웹툰 속 한 장면이 여전히 묵직한 울림으로 남아있습니다. 주인공 장그래가 승부처에서 번번이 무너지는 자신을 보며 좌절할 때, 그의 스승은 담담하지만 뼈 때리는 조언을 건넵니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스승은 말합니다. “네가 종종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 데미지를 입은 후에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귀가 더딘 이유, 다 체력의 한계 때문이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해 승부 따위는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죠. “이기고 싶다면, 네 고민을 충분히 견뎌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 돼.”


이 장면은 저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정신력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지만, 사실 그 정신력조차 몸이라는 그릇이 튼튼할 때 비로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진실을 마주했기 때문입니다. 삶이라는 긴 승부처에서, 특히 저처럼 아픈 아이를 돌보며 긴 호흡으로 가정을 지켜야 하는 가장에게 체력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이었습니다.


체력, 관계의 온도를 결정하다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특히 상처가 있는 가정의 가장에게 체력 관리는 곧 ‘관계 관리’라는 점입니다. 앞서 우리는 상대방의 신체 예산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나의 신체 예산을 들여다보고 관리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평소 같으면 웃어넘길 수 있는 배우자의 사소한 말 한마디가, 내가 지치고 피곤할 때는 날카로운 비수처럼 꽂히는 순간을요. 퇴근 후 현관문에 들어섰는데 거실에 어지럽게 널린 장난감들을 보는 순간, 평소라면 “아이들이 신나게 놀았네” 하고 넘어갔을 텐데, 몸이 천근만근인 날에는 불쑥 짜증이 치밀어 오릅니다. “집안꼴이 이게 뭐야? 하루 종일 뭐 했어?”라는 말이 튀어나오고, 아내는 “나라고 놀았어? 당신은 뭐 손이 없어 발이 없어?”라고 맞받아치며 순식간에 집안 분위기가 얼어붙습니다.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날 저녁, 회사 일로 녹초가 되어 소파에 잠시 몸을 기대고 있을 때였습니다. 연우가 고사리 같은 손에 색종이를 들고 달려왔습니다. “아빠! 나 이거 접었어. 같이 비행기 날리기 하자!” 평소 같았으면 “와, 연우가 접은 거야? 정말 멋지다!”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날은 제 몸의 배터리가 붉은색 경고등을 켜고 깜빡이고 있었습니다.


“연우야, 아빠 지금 너무 힘들어. 저기 가서 혼자 놀면 안 될까?”


제 목소리에는 저도 모르게 짜증이 섞여 있었습니다. 연우의 환하던 표정이 순식간에 시무룩해지더니, 말없이 돌아서서 제 방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작은 등이 어찌나 쓸쓸해 보이던지. 체력이 바닥나니 아이의 동심을 받아줄 마음의 여유조차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그날 밤,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며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겨우 10분만 놀아주면 되는 거였는데.’


결국 대화할 때 나의 신체 예산이 채워져 있거나, 적어도 ‘지금 내 예산이 바닥이구나’라는 것을 인지한 상태여야만 우리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지 못하면 대화는 겉돌고 상처만 남기며, 이는 가정 전체의 신체 예산을 갉아먹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놓인 우리에게, 점진적인 체력 회복은 신체 예산을 채우는 가장 확실한 첫 번째 도구입니다.


또한, 체력은 집중력과 직결됩니다. 가정이든 직장이든, 해야 할 일을 미루거나 완료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집중력 저하에 있습니다. 대략의 얼개만 잡아놓고 마무리를 못 하는 상황, <미생>의 사범님이 말했듯 이는 체력 부족 탓일 가능성이 큽니다. 미완의 과제들이 쌓여갈수록 가정 내 스트레스 레벨은 올라가고, 이는 다시 서로를 탓하는 불씨가 됩니다. 결국 체력을 기르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의 평화를 지키는 가장 적극적인 사랑의 행위인 셈입니다.


건강 수명, 그리고 4가지 기둥

그렇다면 체력 관리의 목표를 무엇으로 두어야 할까요? 물론 저도 거울 속에서 탄탄한 ‘식스팩’을 마주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체력 관리의 목표는 철저히 ‘신체 예산의 회복’과 ‘건강 수명(Healthspan)의 연장’에 두고자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꼭 언급하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전략 컨설턴트 이력을 갖춘 의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피터 아티아(Peter Attia)의 저서 <질병 해방(Outlive: The Science and Art of Longevity)>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오래 사는 ‘수명(Lifespan)’이 아니라, 죽기 전까지 건강하고 활기차게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인 ‘건강 수명’을 늘리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는 질병이 발생한 후 치료하는 ‘의학 2.0’을 넘어, 질병을 미연에 방지하고 개인에게 최적화된 건강 관리를 제공하는 ‘의학 3.0’을 주창합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정희원 교수님 등 노화 방지와 건강 수명에 대한 전문가들의 담론이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흐름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이 책에서는 건강 수명을 지탱하는 4가지 핵심 관리 영역으로 운동, 영양, 수면, 정서 건강을 꼽습니다.

운동(Exercise): 가장 강력한 장수 약 아티아 박사는 운동을 우리가 복용할 수 있는 어떤 약보다도 강력한 “장수 약(longevity drug)”이라고 부릅니다. 단순히 걷거나 움직이는 것을 넘어, 운동은 우리 몸의 생화학적 구조를 바꿉니다. 그는 운동을 크게 심폐 지구력과 근력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심폐 기능, 특히 최대 산소 섭취량(VO2 max)은 수명과 가장 강력한 상관관계를 가지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높은 VO2 max를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현저히 낮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보통 일주일에 세번은 땀을 흘릴 정도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많이들 인지하고 있는데, 이는 의학 2.0의 관점에서의 최소한의 운동이고,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운동의 필요성을 제시합니다. 만약 노년기에 비행기 선반에 짐을 스스로 올릴 정도의 기력이 있으려면, 이 시기로부터 근육이 빠지는 것을 역산해보면, 지금 가져야하고, 앞으로 운동을 통해 지켜야 하는 근육량은 생각보다 많은 운동을 요한다는 것이죠. 80대에 등산을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근육량이나 최대산소 섭취량을 역산해보고, 필요한 운동으로 준비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80대나 90대에 유지하고 싶은 몸의 상태를 목표로 정의해보라고 조언합니다. 한편, 근력은 또한 노년기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근육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엔진일 뿐만 아니라, 혈당을 조절하고 대사 건강을 유지하는 중요한 장기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은 자연스럽게 감소하기 때문에, 젊었을 때부터 근육이라는 ‘연금’을 들어놓지 않으면 노년에는 걷는 것조차 힘겨워질 수 있습니다.


영양(Nutrition): 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대사하느냐 우리는 흔히 ‘다이어트’라고 하면 체중 감량만을 떠올리지만, 의학 3.0의 관점에서 영양은 훨씬 복잡하고 정교한 영역입니다. 아티아 박사는 이를 ‘영양 생화학(Nutritional Biochemistry)’이라고 부릅니다. 단순히 칼로리를 제한하거나 특정 음식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대사 상태에 맞춰 영양소를 섭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단백질 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단백질이 필요합니다. 또한,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을 경계해야 합니다. 식사는 우리 몸의 생화학적 반응을 조절하는 신호와 같아서, 잘못된 신호가 계속되면 대사 질환이라는 고장이 나게 됩니다. 결국 영양의 목표는 체중계의 눈금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대사적으로 유연해지도록 돕는 것입니다.


수면(Sleep): 뇌와 몸을 위한 매일의 청소 수면은 낭비되는 시간이 아니라, 뇌와 몸의 회복을 위한 필수적인 시간입니다. 우리가 잠든 사이, 뇌에서는 글림프 시스템(Glymphatic System)이라는 청소부가 활동하며 낮 동안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같은 노폐물을 씻어냅니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이 청소 과정을 방해하여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의 위험을 높입니다. 또한 수면은 기억을 장기 저장소로 옮기고,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을 재정비합니다. 하루만 잠을 설치더라도 다음 날 우리는 짜증이 늘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식욕 조절 호르몬이 교란되어 폭식하게 됩니다. 양질의 수면은 치매 예방과 정서적 안정, 그리고 대사 건강을 위한 타협할 수 없는 전제 조건입니다.


정서 건강(Emotional Health): 삶을 지속하게 하는 힘 아무리 신체가 건강해도 마음이 병들면 그 삶은 지옥과 다름없습니다. 아티아 박사는 신체 건강만큼이나 정서 건강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스트레스 관리, 마음 챙김, 그리고 타인과의 깊이 있는 관계 맺기는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수치를 높여 신체적인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정서적 고통을 ‘참아야 하는 것’이나 ‘약함의 증거’로 치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돌보고 치유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내가 불행하다면, 100세를 산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나의 성적표: 부족함 속에서 찾는 최선

솔직히 이 4가지 관점에서 저 자신을 냉정하게 진단해본다면, 썩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낙제점에 가까운 과목들이 수두룩합니다.


먼저, 수면은 처참한 수준입니다. 연서의 24시간 케어가 필요하기에, 저녁 10시부터 새벽까지는 제가 주로 돌봄을 맡습니다. 경기약, 가래약 등 각종 약을 시간 맞춰 위루관으로 투여하고, 굳어진 몸의 자세를 바꿔주고, 기저귀를 갈고, 가래가 쌓이지 않게 등을 두드려줍니다. 연서가 힘을 주거나 불편해하면 즉시 석션을 해줘야 하기에 깊은 잠에 들 수 없습니다. 연서를 틈틈이 케어하면서 업무 메일을 확인하고 피드백을 정리합니다. 그러다보면 보통 3시 언저리가 되지요. 다행히 연서가 편히 잠들어있으면 잠시 쪽잠을 청합니다. 때때로 연서가 밤낮이 바뀌거나, 다소 불편해하면 이마저도 쉽진 않습니다. 그러다가 아내가 교대해 주는 새벽 5시 이후가 되어서야 비로소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눕습니다. 하지만 3~4시간 뒤면 다시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해야 합니다. 수면 부족은 제게 만성적인 피로라는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때로 머릿속에 안개가 낀 듯 몽롱한 상태가 지속될 때면, ‘꿀잠’을 자본 게 언제였나 싶기도 합니다.


영양(식이) 또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수면보다는 제 의지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새벽에 깨어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 야식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떄가 종종 있습니다. 고요한 새벽, 냉장고 문을 열고 무언가를 꺼내 먹는 그 짧은 순간이 팍팍한 삶의 위로처럼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아침은 잠을 선택하느라 거르기 일쑤고, 점심과 저녁은 회사 근처 식당에서 영양소를 따질 겨를도 없이 허겁지겁 해결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태어나서 담배를 한 번도 피우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술도 예전보다는 많이 줄였다는 정도 일까요. 하지만 여전히 업무상 술자리는 피하기 어렵고, 분위기에 휩쓸려 과음하고 나면 다음 날 찢어질 듯한 숙취와 함께 깊은 자괴감이 밀려옵니다.


그나마 운동에는 스스로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아니, 다소 발버둥에 가까운 노력에 대한 격려 점수일지도 모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주 1회는 반드시 회사 지하 헬스장을 찾습니다. 가서 상체 근력운동 기구 4개 정도를 10~15개씩 3세트씩 하고, 하체 근력 운동 1개를 합니다. 그러고 나서 트레드밀 위를 달립니다. 그리고 주 1회는 집 근처 한강변을 달립니다. 그러다보면, 시간이 없다없다해도 주 3회 정도는 운동을 해내는 것 같습니다.


저의 운동 목표는 근육질 몸매나 식스팩이 아닙니다. 저의 목표는 철저히 ‘지방의 효과적인 관리’와 ‘미토콘드리아의 회복’에 있습니다. 피터 아티아 박사는 책에서 ‘2구간(Zone 2) 운동’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2구간 운동이란 최대 심박수의 60~70% 수준, 즉 옆 사람과 대화는 가능하지만 노래를 부르기엔 숨찬 정도의 강도로 45분 이상 지속하는 유산소 운동을 말합니다.


왜 하필 2구간일까요? 우리 몸의 세포 속에는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가 있습니다.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는 지방을 태워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이를 ‘산화적 인산화’라고 합니다. 하지만 운동 부족이나 노화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지방 대신 포도당만을 주원료로 쓰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지방은 타지 않고 쌓이며, 대사 유연성이 떨어져 당뇨병 같은 대사 질환의 위험이 커집니다. 2구간 운동은 바로 이 미토콘드리아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훈련입니다.


반면, 강도가 더 높은 ‘최대 산소 섭취량(VO2 max)’ 훈련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VO2 max는 우리 몸이 산소를 얼마나 많이 가져다 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수명과 가장 강력한 상관관계를 가집니다. 책에 소개된 그래프를 보면, VO2 max가 높은 상위 그룹은 하위 그룹에 비해 사망 위험이 5배, 6배까지 낮아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이 수치는 가파르게 떨어지기 때문에, 지금 40대인 제가 ‘엘리트’ 수준의 체력을 만들어놔야 80대가 되었을 때 혼자서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를 수 있는 ‘평범한’ 노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책에서는 ‘100세 올림픽(Centenarian Decathlon)’ 준비라고 부르더군요. 80세에 손주를 안아 올리고, 혼자서 장을 보고, 넘어져도 뼈가 부러지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강도 높은 훈련이 필요하다는 논리입니다.


또한, 근력 운동은 ‘근감소증(Sarcopenia)’이라는 무서운 적과 싸우기 위한 필수 무기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근육 감소는 곧 대사 질환과 낙상 사고로 이어집니다. 근육은 단순히 힘을 쓰는 기관이 아니라, 포도당을 처리하고 마이오카인(myokine)이라는 항염증 물질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노년의 건강을 지키는 ‘구조적 갑옷’을 입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저는 트레드밀 위에서 단순히 걷지 않습니다. 속도를 6~6.5로, 경사도를 3 정도로 높여 40분간 땀이 흠뻑 젖도록 걷습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허벅지가 터질 것 같을 때마다,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 태우고 있는 것은 내 몸의 지방이 아니라, 미래의 나를 위협할지도 모를 질병들이라고. 지금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훗날 연서를 한 번 더 안아 올릴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정서 건강은 독서와 메타인지를 통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마음의 소란을 잠재우는 과정은 저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뒤에서 더 자세히 이야기하겠습니다.


건강, 사랑을 지키는 힘

저는 자주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지금 건강한가?”,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그리고 “왜 나는 건강해야만 하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결국 ‘사랑’으로 귀결됩니다. 제가 건강해야 하는 이유는, 저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제가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우리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무너지면 우리 가족의 행복도 위태로워질 수 있음을 알기에, 저는 오늘도 무거운 몸을 일으켜 운동화 끈을 동여맵니다. 화려한 식스팩은 없어도 좋습니다. 그저 아이를 한 번 더 안아줄 수 있는 팔 힘, 아내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닥칠지도 모를 거친 파도를 온몸으로 막아낼 수 있는 단단한 체력.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건강한 몸과 마음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든든하고 아름다운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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