傷處
"그냥 너와 함께 했으면 해."
아직도 넌 날 끌어안고, 내 마음을 놓아주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런 너를 내치지 못했다.
오늘도 울었다, 널 만나고. 만약에 너란 존재를 모두 지워버리면, 없던 사람인 듯 다 잊어버리면. 더 이상 울지 않고 지내는 게 가능해질까? 넌 내 손을 붙잡아, 날 보내주지 않는 듯. 내 맘을 이리 만들어놓고. 깨부수고, 찢어버려. 원하는 대로 해버렸으면서. 괴로움에 울부짖고 소리치며, 눈이 붓도록 울었는데.
찬 공기는 방 안을 맴돌아 추위를 고스란히 전했다. 초겨울의 추위는 그날로 나를 보내버렸다. 내가 또 그렇게나 아파해도 받아주지 않을 거면서. 아무리 좋아해도 답해주지 않을 거면서, 나를 또 혼자 둘 거면서.
기억은 목을 조여 온다. 눈물에 젖어 마음의 상처는 쓰라리고, 붉게 달아올라 너의 손길과 맞닿을 때마다 아프고 힘들어.
치료받기도 아프고 고통스러울 만큼 마음의 상처가 깊어졌다는 말을 너는 알까? 마치 그 상처를 조금만 건드려도 너무 쓰라려서 힘들 것처럼. 괴로워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처럼. 상처는 아무리 많아도 받는 건 익숙해지지 않더라. 그렇게 많은 상처를 받았고, 그렇게 많이 실망해 봤는데도 도저히 잊을 수가 없더라.
몇 통의 전화, 몇십 개의 연락, 몇 년의 기다림. 결국 다 혼자였는데.
깊은 상처는 아직 아물기도 전인데, 살며시 웃음 짓는 네가 아른거린다.
두근대는 마음이 아려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