慰勞
울어도 돼,
그런 어리석은 위로는 하지 않을게.
"왜 남에게 위로가 받고 싶은데?"
기꺼이 위로를 건네겠다는 듯 나에게 온 넌, 그렇게 물었다. 답을 하지 못하는 나를 한참 기다려주다, 이내 뒷말을 이었다.
저번에도 이렇게 혼자 앓았냐며.
혼자 울고, 혼자 힘들어했냐며.
"그땐 어렸고, 또 어리석었으니까."
마치 다 안다는 듯, 그리고 또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나는 움츠러들어 고개를 묻었고, 너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
넌 아무 말도 건네지 못할 줄 알았다, 모두가 발을 빼려고 하는 것처럼. 나는 네가 남들과 똑같은 뻔한 말들을 건넬 줄 알았다, 그 말을 끝으로 나를 멀리 하려는 듯 서서히 사라져 갈 줄 알았다.
다만 다시 돌아온 답은, "그럼, 나도 어리석은 말 같은 거 안 할게."였다.
긴 적막을 깬 너의 한마디에, 나는 그게 무슨 말이냐며 물었다.
긴 적막이 무색하게, 너는 말을 이어나갔다.
"음, 예를 들자면···.
울어도 돼, 울음을 일부러 참고 있는 사람이 듣고 싶은 말이잖아. 행복을 아끼는 사람에겐 웃어달라는 게 아무래도 더 좋은 약일 것 같은데?"
내 표정을 네가 봤을까, 아무 말 못 하고 황당함이 묻어나는 표정을.
"그런 의미에서, 활짝 웃어줘."
아무도 내게 웃어달라 하지 않았다. 울어도 된다고 등을 토닥이고는, 어느 순간엔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떠나가버렸다. 그 눈물은 나를 더 힘들게, 더 외롭게 만들기만 했다. 슬프게 우는, 애달프게 우는 내 모습은 내가 괴로움에 빠져 살아가는 것을 알리는 것 같았다. 그 이상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을 것처럼.
나는 고개를 들어 너의 예쁜 눈동자를 바라봤다.
그리고, 싱긋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