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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지 못하는

哀願

by 서율


사랑받지 못해 혼자였고,
사랑하지 못해 혼자였다.


이제는 익숙한 듯 그들을 도왔다. 그들을 위했다. 자연스러울 만큼 지은 거짓 웃음이 가득한 표정으로 등을 돌렸다. 그러고는 도망치듯 그들에게서 빠져나왔다.

분명히 이번에는 무시하자고 다짐했었는데. 혼자여도 괜찮을 거라 결심했었는데. 스스로를 몇 번이고 다독이며 되새겼는데, 결국 제자리였다.

나는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었다. 사랑을 받으려면 그만한 가치를 지녀야 한다. 미치도록 애쓰고, 애원하고, 또 구걸해야만 가질 수 있는 것.

그런데 왜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애를 붙잡고 있는 걸까. 놓아주면 되잖아. 그냥 내버려 두면 되잖아. 아니면, 차라리 버리면 되잖아.
다들 왜 그런 생각은 못 하지? 사랑을 바라는 애를 데리고 살면서 일말의 관심만을 건네는 거, 그게 얼마나 잔혹한 건지.

애석하게도 세상은 모두에게 삶을 주잖아? 그러고 나서는 온전히 감당하도록 하지.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도, 사랑을 받으려 발버둥 치는 것도 모두 내 몫이라는 거.
누군가라도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면 나는 관둘 수 없고. 누군가가 나를 붙잡아주지 않는다면 나는 웃을 수 없는 거.

그렇게 사랑을 갈망하던 나는,
이제 사랑을 주는 법마저 잊었더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주지도 받지도 못하는 사랑에 매달리는 나라서.

난,
사랑을 받지 못해 혼자였고
사랑을 주지 못해 또 혼자가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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