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바나나 다섯 개
편의점 불빛 아래
샐러드는 없고
할인 중인 바나나만 웃고 있었다
다섯 개에 이천오백 원
이득 같았다
달콤한 유혹은 늘 그렇게 시작된다
하나,
두 개,
셋째는 그냥 넘어갔다
넷째를 집을 때쯤
배는 이미 가득했지만
하나 남기면 괜히 허전할까 봐
다섯 개를 다 먹었다
입은 달았고
마음은 씁쓸했다
내가 버린 건
하나의 바나나가 아니라
다이어트에 대한 다짐이었다
●시 설명
요즘 다이어트를 하고 있어서 식사도 조절하고, 가급적 건강한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평소에는 샐러드를 자주 사 먹는데, 그날따라 편의점에 샐러드가 없었습니다. 대신 바나나가 할인 행사 중이었고, 5개에 2,500원이라는 가격이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사실 바나나는 다이어트에도 좋은 과일이지만, 문제는 ‘양’이었습니다.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엔 하나, 그다음엔 두 개, 그러다 보니 네 개째까지도 손이 갔고… 결국 ‘하나만 남기자니 애매하다’는 이상한 미련 때문에 다섯 개 전부를 먹고 말았습니다.
시의 구조는 바나나를 하나씩 먹어가는 과정과 함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따라가며 진행됩니다. 단순히 바나나를 먹은 일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작은 자기와의 약속’이 깨지는 순간, 그리고 그에 따른 후회와 자책이 담겨 있습니다.
저는 이 시를 통해 ‘작은 유혹’이 얼마나 쉽게 우리의 결심을 흔들 수 있는지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일상 속의 사소한 행동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의 의지, 후회, 그리고 자기 합리화까지 모두 들어 있는 것 같아요.
이런 경험, 아마 다들 한 번쯤은 있으시지 않을까요? 작은 다짐이 무너졌을 때의 그 씁쓸함,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나누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