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오신 날

by JBin

제목 : 어린이 오신 날

오늘은 아이의 웃음과
연꽃 향기가 함께 피어나는 날.
한 송이 연등 위로
작은 손길의 노래가 올라탄다.

달력 속 붉은 두 칸이
하나의 순간으로 포개질 때,
도시는 뜻밖의 숨을 고르고
거리는 조용히 휴식을 맞이했다.

차 없는 길 위에
햇살만이 유유히 흐르고
분주한 고속도로 너머
누군가는 고향의 품으로 달려간다.

서울은 오늘,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저 바라보는 자가 된다.

내일은 다시 일상이라 하지만
이 겹침의 선물은 이어지리.
대체된 하루 속에서,
다들 조금은 행복하기를




●시 설명

이 시는 2025년 5월 5일, 어린이날과 부처님 오신 날이 겹친 특별한 하루를 주제로 썼습니다. 보통은 하루하루 분리되어 다가오는 공휴일이지만, 올해는 달력 속 두 개의 붉은 날이 하나로 겹쳐버렸지요.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하루를 손해 본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정부에서 대체공휴일을 지정해 주어 다시금 안도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기도 합니다.

시의 첫 연에서는 이중적인 축제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아이들의 밝은 웃음소리와 함께 부처님의 자비를 기리는 연등의 이미지가 공존하는 하루. 서로 전혀 다르지만, 그 다름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날이라는 점에서 시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두 번째 연에서는 이러한 겹침이 만들어낸 ‘도시의 고요함’을 그려보았어요. 평소라면 북적였을 거리가, 오늘만큼은 너무도 한산하고 정적인 모습을 하고 있어서, 마치 도시 자체가 숨을 고르는 것 같았거든요.

세 번째 연에서는 지역 간의 대비를 통해 풍경을 확장시켜 봤습니다. 서울은 조용하지만, 지방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차들로 붐비는 모습을 상상하며 썼습니다. 서울의 고요함과 지방의 분주함, 그 사이의 대비가 시적으로도 흥미롭다고 느꼈습니다.

마지막 연에서는 대체휴일이라는 개념을 “겹침의 선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본래 겹침은 무언가를 빼앗아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결국 그 안에서 또 다른 하루를 선물처럼 받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하루 속에서 ‘조금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를 마무리했습니다.

이 시는 특별한 하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잠시 숨 고르는 시간을 되새겨보는 작품입니다. 모두가 분주한 시대에 이런 겹침이 주는 쉼표 하나가 얼마나 고마운 선물인지, 함께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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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