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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노는 법 (1)

2025 한마음대회 (5)

by 이연
청소년교육과 김태한 학과장의 격려사

저녁식사 후, 7시부터 지역별 장기자랑 대회가 시작되었다. 각 지역별로 대표팀을 뽑아서 각자 무대를 선보이는 방식이었다. 참가한 12개 팀 중 우리 팀인 서울 팀은 12번, 마지막 순번이었다.


<청소년 프로그램 시연회> 때는 일 하느라 바빠서(3~4화 참조), <청소년 프로그램 사례발표대회> 때는 졸아서(4화 참조) 사진을 별로 못 남겼던 만큼, 이번에는 모든 상황에 사진을 남기고 말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청소년교육과 김재호 교수 격려사


이번 한마음대회에 참석한 교수님들 전원이 무대로 나와서 격려사를 한 마디씩 전했다.


첫 번째로 김태한 학과장님이 가볍게 분위기를 풀었고, 그 다음에 올라온 교수님들도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좋은 분위기는 이어졌다.

마지막 김재호 교수님 차례에서는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사회자 분이 "여러분, 그거 아세요? 오늘 김재호 교수님 생일입니다!"라고 말해서 강당에 모인 수백 명이 교수님을 위한 생일 축하 노래를 합창했다. 훈훈한 광경 속, "아이고, 교수님 (같이 술 마시느라) 오늘 못 주무시겠네"라는 섬뜩한 이야기도 같이 들려왔지만 모른 척했다.

진행자 분들의 장기자랑 대회 설명

이후 진행자 두 분이 나와서 재치 있는 만담을 나누며 무대 순서를 소개했다.


1. 강원 2. 대전·충남 3. 경남 4. 울산 5. 충북

6. 대구·경북 7. 제주 8. 경기 9. 광주·전남

10. 인천 11. 부산 12. 서울

순서로 진행되었다. 우리 팀은 마지막 순번이다 보니 아직 크게 긴장되지는 않았다.

강원 팀 - [율동] 첫 무대 스타트!


첫 스타트를 끊은 것은 강원 팀이었다.

이 팀은 <월드컵송>을 배경음악으로 튼 채로 율동을 했다. 어색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초록색 옷을 입은 분이 덤블링을 하고 붉은 옷 입은 분이 장구를 치며 함성을 지르는 등 분위기를 멋지게 띄우는 데 성공했다.


즐겁기도 했고, 내 입장에서는 '이 정도면 할 만한데?'라는 생각도 들어서 부담을 좀 덜었다.

대전·충남 팀 - [디스코] 앞줄의 분들이 지나치게 건장해 보이는 건 그냥 넘어가자

그 다음 차례는 대전·충남 팀이었다.

나는 '디스코'는 이름만 들어봤고 잘 몰랐는데, 그런 건 몰라도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는 것이 느껴질 만큼 서로의 합이 잘 맞았다.


무엇보다 이 팀은 '분장'에 진심인 팀이었다. 할머니 분장, 여학생 분장, 외국인 분장과 남장까지. 입장만으로도 충분히 모두의 웃음을 이끌어낸 이 팀은 큰 박수를 받으며 퇴장했다.

경남 팀 - [율동] 공주인가 사물놀이인가

세 번째로 나온 팀은 경남 팀.

'공주의 자격'이라는 노래를 배경으로 깔고 진행했는데, 오른쪽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마법소녀 감성이라서 항마력이 딸리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내 감성으로는 품기 좀 어려운 주제였다는 걸 제외한다면 분장이나 춤 등을 컨셉에 맞게 굉장히 잘 꾸민 무대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까지는 부담감 때문에 '이 정도는 할 만하다'는 판단이 서자 안심이 되었는데, 아예 이런 주제의 무대를 보니 '아, 이건 그냥 재미있게 노는 거였지'라는 생각이 들며 마음이 확실히 편해졌다. 애초에 1등이고 뭐고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는 걸 깨닫자 부담감도 눈 녹듯 사라졌다.


울산 팀 - [율동] 역시 지역 대통합은 울산?

네 번째로 무대에 올라간 팀은 울산 팀이었다.

울산 팀은 의외의 방식으로 컨셉을 잡아 눈을 끌었는데, 울산 뿐 아니라 각 지역들의 이름을 달고 나온 것이다.


이 팀은 컨셉이 다소 애매해서 딱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런 아쉬움을 채우겠다는 듯, 울산 응원단 측에서는 무대 내내 엄청난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울산 응원단은 울산 공연 때만 열심히 응원한 것이 아니라 12번의 공연 내내 최고의 리액션을 보냈고, 다음날 시상식 때 응원상을 받았다.

충북 팀 - [춤] 공룡만 기억에 남는다

다섯 번째 무대는 충북 팀의 무대였다.

충북 팀은 공룡 인형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써니>를 배경음악으로 한 춤을 통해 관객들의 흥을 돋구었다.


사실 나는 <써니>가 뭔지 잘 모르다 보니 중독성 있는 배경 노래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가 있었다.


울산 응원단에게 지지 않겠다는 듯 충북 응원단도

"써니~!"를 외치며 강력하게 호응을 해주었다. 울산 팀 공연 때 잠잠해지던 분위기가 다시 뜨겁게 살아나기 시작했다.


대구·경북 팀 - [춤] '우린 모두 청춘입니다~'

여섯 번째 무대는 대구·경북 팀이었다.

<써니>로 한껏 흥겨워진 분위기에 룰라의 <3!4!>는 제대로 불을 질렀다. 모두가 어깨를 들썩들썩하는 모습이 보였다.


흥을 주체 못하던 사회자분의 모습도 재미있었다. 경남 팀이 공주 춤을 출 때는 무표정하게 끄덕끄덕 하고 있었는데, 충북 팀의 <써니>때와 이번 무대를 보면서는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듯 흥겨운 번외 무대(?)를 선보였다.





이렇게 모든 팀들이 춤만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다음 차례인 제주 팀은 춤이 아닌 새로운 주제를 준비해두고 있었다. 승부수로 '노래'를 선보인 것이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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