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알록달록한 수영복을 입고 음악 소리에 맞춰 춤을 추었다. 할아버지의 여름 모자는 화려한 스타일이었고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할아버지, 혹시 여기 사시는 건가요? 저희가 물어볼 게 있어서요.”
음악 소리에 지아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할아버지는 쳐다도 보지 않았다.
지아는 더 큰소리로
“할아버지 나무를 살리려고 하는데 방법 좀 가르쳐주세요,”
할아버지는 선글라스를 올리고는
“너희들은 누구인데 여기 있니?”
“저는 하늘이라고 해요. 마법이 없는 다른 세상에서 왔어요. 방금 마노의 정원에 도착했는데 나무가 이상해서요. 원래 저렇지 않았는데 왜 저렇게 된 거죠?”
할아버지는 벌떡 일어났다.
“아이들이 오다니 이럴 수가. 너희는 여기 어떻게 왔니? 어른들이랑 같이 온 거야? 다른 아이들은?”
“저희뿐이에요. 기차를 타고 왔어요. 진짜 멋진 기차예요.”
“너희뿐이라고?”
할아버지는 한숨을 쉬더니 음악을 끄고 선베드에 앉았다.
“아이들이 전부 떠나면서 너무 외로웠어. 갑자기 다들 가버렸어. 금방 다시 올 거라고 했는데 기다려도 아무도 오지 않았어.”
아이들은 이곳의 모습들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쒸익, 쒸익.”
갑자기 바람이 세게 불기 시작했다.
“이 바람은 폭풍의 마을에서 부는 바람이야. 여기까지 그 바람이 온다니깐. 저 소리 때문에 너무 시끄러워서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어.”
“폭풍의 마을이요? 거긴 어디죠?”
“원래는 산들산들 마을인데 지금은 비가 많이 오고 바람이 많이 부는 곳으로 변했어. 어둠의 마법사들 때문에 그렇게 변한 거야.”
“그 마법사들은 누구예요?”
“그들은 아이들이 오는 것을 반대하는 자들이야. 아이들이 가고 나서부터 이곳은 다 그들의 세상이 됐으니깐. 그들이 베어간 나무가 아주 많아. 너무 무서워. 그들은 어두운 마법을 연구하고 있어. 더 나쁜 일들이 일어날 거야.”
“아이들이 다시 오면 이곳도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나요?”
지아는 궁금한 것이 많았다.
“이곳에 아이들이 다시 온다면 예전처럼 이곳은 멋진 곳이 될 거야.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할아버지의 표정이 밝아지자 마법의 나무의 나뭇가지에서 초록색 잎사귀가 나오기 시작했다.
“저희가 도울게요.”
“정말? 너희가 도와주겠다고? 아이들을 오랫동안 기다리긴 했어. 그런데 이렇게 3명만 올 줄은 생각도 못했지. 곧 아이들이 마법 학교로 올 수도 있겠구나. 희망이 생겼어.”
마법의 나무에는 잎사귀가 점점 많아졌다.
“동화책에서 마법의 나무를 봤는데 너무 멋졌어요. 지금까지 본 나무 중에서 가장 멋진 나무예요.”
“진짜 그렇게 생각하니? 너희가 그렇게 말해주니 갑자기 쑥스러워지는구나. 오늘따라 기분이 너무 좋아. 마음이 따뜻해지고 있어.”
나무에는 잎이 풍성하게 나고 꽃이 피었다. 책에서 본 것처럼 나무에서 꽃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이 꽃잎은 마법의 꽃잎이었다.
할아버지의 모습이 갑자기 멋진 젊은 남자로 변했다. 그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게 원래 나의 모습이야. 나는 나무이면서 이 나무를 관리하는 마법사야. 나는 이곳에서 아이들의 마법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해.”
“우아 멋지다. 아니 젊어지는 마법은 처음이라서요.”
“먼저 내 나뭇가지로 만든 마법 지팡이를 줄게. 마노의 정원은 너희들이 상상하는 대로 그것을 보여 줄 거야.”
나무 위에서 나뭇가지가 3개 떨어졌다. 나뭇가지는 단단해 보이고 손으로 잡기에도 편했다. 아이들은 자신의 지팡이가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마법을 쓸 줄 모르지만 마법을 쓴다는 건 너무 멋진 일인 것 같아요.”
하늘이가 나무를 보며 말했다. 마법의 나무 아래에서는 아이들은 나무 밑에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바꿀 수 있었다.
한편, 난쟁이들은 기차가 떠난 것을 보고 안절부절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말도 안 돼. 기차가 떠났어. 우리가 만든 기차가. 릴리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해. 아이들이 마노의 정원으로 갔어. 그곳은 위험한 곳이야. 그곳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어.”
난쟁이들은 계단 위로 우르르 올라가서는 릴리의 방으로 뛰어갔다. 계단에서 구르는 난쟁이, 넘어지는 난쟁이, 서로가 뒤 엉겨서 넘어지기도 했다.
“큰일이야. 기차가 없어졌어.”
“아이들이 마노의 정원에 갔어.”
난쟁이들은 정신없이 말을 했다. 릴리는 방에 있는 마법의 가방에 이것저것 쑤셔서 넣기 시작했다. 약병. 마법의 가루, 물통, 지도 등 들어갈 수 있는 것들은 전부 넣었다. 옷도 가죽 재킷으로 갈아입었다.
릴리는 마법의 오토바이를 타고 마노의 정원으로 향했다. 빛이 있는 문으로 빠르게 들어갔다. 릴리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마노의 정원에는 아이들이 모르는 무시무시한 것들이 많이 있었다.
아이들은 나무 뒤편에 있는 학교로 갔다. 그곳에는 ‘릴리의 마법 학교’라고 작게 쓰여 있었다.
“아, 맞다. 내 이름은 찰리야. 당분간 편하게 여기서 생활하도록 해.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하고. 아마 여기에는 없는 게 없을 거야. 릴리가 준비를 잘해놨거든. 나는 잠깐 다른 나무들을 보고 올게.”
아이들은 학교를 구경할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크고 멋진 학교는 처음이었다. 학생기숙사로 들어가자 거기에는 이미 아이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여기가 우리 방인가 봐.”
지아와 지수는 같은 방이었고 그 옆방이 하늘이의 방이었다.
“나는 다른 방이네. 혼자 자기 무서운데.”
하늘이는 지아를 보면서 말했다.
“바로 옆방인데 뭘.”
지아와 지수는 방에 들어가서 침대에 누웠다. 지수는 침대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나도 내 침대 갖는 게 소원이었는데. 여기 집보다도 훨씬 좋다. 이렇게 큰집에서 살다니 꿈꾸는 것 같아. 우리 방이 생긴 것 같아서 너무 좋아.”
지수는 신이 났다. 지아도 살면서 이렇게 신이 나 보기는 처음이었다. 아이들은 학교 구경을 하러 나왔다. 기숙사를 나오자 갑자기 시끄러워진 분위기에 아이들은 놀랐다.
“아이들이 다시 돌아왔어. 이렇게 기쁜 일이.”
모두 아이들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