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졸업식에 다녀왔다.
내 모교이기도 한 학교에 들어서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여전하네 ‘였다.
졸업한 지 2년밖에 안 됐으니 당연한 건가.
엄마, 아빠와 이야기하며
동생의 꽃다발을 손에 들고 강당에 들어섰다.
입구에서 학생회 조끼를 입은 친구들이 나눠주는 팜플렛을 받았다.
물론 아빠가.
나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에
타인과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한동안 괜찮았기에 공황이 올 것이라곤
상상도 못 했다.
그렇기에 평소보다 불안은 배로 늘어났고
그 불안은 금방 나를 집어삼켰다.
엄마가 과호흡이 온 나를 발견하고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엄마는 동생의 졸업식을 봐야 했기에, 다시 들어갔다.
나는 차가운 겨울 공기를 들이마시며 안정을 취했다.
숨이 좀 쉬어지니 한기가 나의 몸을 감쌌다.
언제까지고 밖에서 떨고 있을 순 없는 노릇이니
따뜻하지만 무서운 강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도 혼자 들어가기엔 버거워
엄마에게 SOS 문자를 보냈다.
폴더폰으로 바꾼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자판 조작법을 다 익히지 못한 상황에서 보낸,
암호 같은 문자이다.
다시 들어갔을 땐 더 큰 공포가 덮쳐왔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수많은 발들이
나를 향해 다가오는 것 같았고,
나는 그들에게 짓밟히는 환영에 시달렸다.
숨을 쉴 수 없었고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해졌다.
결국 울면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집에 와서 비상약을 먹고 나서야 겨우 진정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다시 들어갈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내가 나약한 모습을 인정하기 싫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