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sh

by 김민섬

망각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습니다

걸음의 속도는 제각기 다릅니다


맨 뒷사람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죽을 것 같은 표정을 하고선 달립니다

우린 분명 걷고 있었는데 말이죠


맨 앞사람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웃고 있지만 왜인지 모를 쓸쓸함이 묻어있습니다


Flash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잊었습니다

주위엔 아무도 없습니다


걷는 법도 뛰는 법도 다 잊었습니다

그래서 멈추기로 했습니다

태양은 저물어가고 가로등은 번쩍거리네요


눈앞에 보이는 건물을 바라봅니다

사람의 형체는 보이지 않고

짙은 어둠만이 보일 뿐입니다




제가 첫 번째로 꺼내온 기록은 ‘망각’이라는 시입니다.


이 시는 겉보기에 완성된 글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퇴고를 거치지 않은 채 1년이 지나버린 시이기에, 개인적으로는 미완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글입니다.


이처럼 미완의 기준도 주관적인 것이겠지요.


불완전한 조각들을 곧바로 꺼내 놓기에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된 것 같아,

퇴고 전의 시 한 편을 먼저 올려봅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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