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에서 장편으로...
[네 번의 식사] 250매 중편 소설을 500매 장편으로 늘리는 작업을 두 달째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부분 그대로 두고 대화와 지문, 몇 인물의 상황을 늘리는 식으로 250매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가볍게 생각했다. 그런데 쓰다 보니 그렇게는 장편으로 끌고 가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주인공 남자를 비롯해 많은 인물의 캐릭터 보완이 필요해 계획했던 분량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앞에서부터 읽어 나가며 사소한 부분을 고치는 작업을 의미 없이 며칠째 이어가고 있다.
9월 18일까지는 초고를 대략 끝내고 28일까지는 퇴고를 마치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다. 11월부터는 쓰고 싶은 단편이 있어 그 이야기가 계속 머릿속에서 커지고 있어 빨리 쓰고 싶기도 하고 곧 그룹으로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게 될 것 같다. 웹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글이라 걱정되면서도 새로운 형식을 배울 수 있어 기대되기도 한다.
파오간호사 이야기도 새로 인터뷰해서 시작하려 하고 있다. 주변에 도움을 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어 인터뷰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몇 분의 인터뷰는 이미 끝났고 내가 작업만 시작하면 되는데, 아직 이 작업을 다시 시작할 용기가 안 난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그동안 있었던 어이없는 일들도 모두 풀어놔야 해서 11월 중순이나 12월에나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으로 소설이 아닌 다른 글을 썼는데, 이런 황당한 결과로 이어져서 속상하다. 그보다 더 속상한 건, 사람을 믿기 어려워졌다는 거다.
매일 책상에는 앉아 있는데, 루이가 아프면 모든 게 멈춰버린다. 어제부터 루이가 아파서 집에서 돌보고 있다. 그 와중에 판테(우리 집 고양이)는 내가 작업을 시작하면 노트북 뒤에 와서 자리를 잡고 눕는다. 내가 쉴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는 게 귀여워서, 자꾸 만지고 싶은 걸 겨우 참고 있다.
정보라 작가의 [아이들의 집]을 읽기 시작했는데, 광고를 보다 이 책을 충동적으로 구매하고 싶었던 만큼의 강렬함은 못 느끼고 있다. 손홍규 작가의 [너를 기억하는 풍경]을 함께 읽고 있는데, 역시.... 문장이 너무 좋다. 중간중간 빛나는 문장 하나 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손홍규 작가의 소설을 읽다보면 이런 단어가 있었지, 아, 이런 단어도 있었구나 하는 걸 느낀다. 작가가 얼마나 문장에 공을 들이는지 배우게 된다.
일단, 어떤 이야기든 문장이 매력적이지 못하면 글을 따라가기 힘들다. 그건 정말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요새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 보려고 애쓰고 있다.
장편을 끝내는 9월 말까지 작업일지를 써보려 한다.
원래는 다이어리에 기록하던 것을 이제는 브런치에 남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의 기록은 그날그날 올리고,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기록은 월요일에 한꺼번에 정리해 올릴 예정이다. 주말에는 행사도 많고 루이 한글학교도 있어 규칙적인 글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