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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 속 은밀한 대화
식물을 감싸고 있는 투명한 겉옷 안으로, 여려 보이는 식물 하나가 하얀 속살을 보여준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녀린 줄기와 하얀 잎들은 살랑살랑 흔들리며 나를 유혹하고 있다.
내 이상형은 처음 본 예쁜 식물이다.
온실 속 내 눈앞에 이상형에 부합하는 식물이 있는 것이다.
아직은 여리고 작은 모습이지만, 전체적으로 퍼져있는 무늬의 모습은 고혹적이다.
하얀 무늬에 섞인 약간의 핑크빛은 나를 더욱 흥분시켰다.
"내게 가르쳐 줘. 얼마나 빛을 유지해야 만족하는지, 어느 정도의 속도로 물을 줘야 하는지, 빛이 나는 하얀 무늬는 어떻게 해야 붉게 만들 수 있는지."
손가락 끝으로 지그시 눌러 비벼보았다.
촉촉하고 약간은 올록볼록한 느낌이 손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이 아름다운 생명을 잘 키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온전히 나를 보고, 나를 좋아하고, 나를 필요로 하는.
매일 아침 확인하며 천천히 물들여갈 생각이다.
가을이면 크고 탐스러운 꽃들을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 모습을 천천히 음미할 생각이다.
칙칙
- 한 손에는 액비를 탄 물이 담긴 스프레이를 눌러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