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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붓과 꽃가루의 비밀
종자 번식을 위해 새하얀 붓을 구매했다.
손 등에 살짝 비볐을 때 부드럽고 약간의 탄력이 느껴지는 붓이었다.
붓을 정리하려고 방에 들어가니 종자번식이 가능한 암꽃이 있었다.
꽃대의 동그란 끝부분부터 불염포와 맞닿아 있는 밑 부분까지 끈적이는 액체가 촉촉하게 맺혀있었다.
꽃가루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상태였다.
"이건... 기회야"
나는 붓을 들고 수꽃을 찾아봤다.
암꽃과 멀지 않은 곳에서 수꽃을 발견했다.
이제 막 꽃가루가 나오고 있는 건강한 수꽃이었다.
새하얀 붓에 뭍은 수꽃의 가루는 약간의 노란빛을 띠고 있었다.
나는 암꽃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암꽃 앞에 도착한 후 몸을 까까이 붙였다.
그리고 붓끝을 암꽃의 꽃대 부분에 살짝 스쳤다.
너무 강했던 걸까?
미세하게 흔들리는 줄기를 잡고 붓끝을 다시 부드럽게 문질렀다.
붓끝이 꽃대를 스치자, 가는 털 사이사이가 조금씩 젖어들기 시작했다.
"조금 더 확실하게 해야겠어."
나지막한 혼잣말을 하고, 꽃대위를 부드럽게 눌러가며 천천히 쓸어내렸다.
모든 과정이 끝난 후 붓을 깨끗이 씻어주며 생각했다.
"누구를 더 닮게 나올까?"
- 벌써부터 '바리에가타만 나오면 선별을 어떻게 하지'라고 생각을 하며...